판가하락·업황둔화 신호, 위기감↑…프리미엄 라인업‧비메모리 경쟁력 확대 추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호황’이 고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은 양사의 수익과 직결되고, 우리경제를 지탱하다시피 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프리미엄 메모리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메모리 사업 확대로 수익원을 다각화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D램의 판가 하락과 낸드플래시의 업황 둔화 시그널이 감지되는 가운데 중국업체의 추격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시장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며 최고 실적을 잇달아 경신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요인들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력 제품의 가격 하락과 내년부터 중국 제품이 시장에 풀릴 경우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의 오르내림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이 경쟁력 확보에 절치부심하는 가운데 기술력 격차 유지가 핵심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변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판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업다운 사이클이 반복되어 왔다”며 “시장 점유율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기술 격차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있다. 미세화, 다단화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의 역량 확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메모리에 편중된 수익원을 분산시키고, 반도체 사업 전반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8Gb(기가비트) LPDDR5 D램'을 개발하는 등 프리미엄 D램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평택캠퍼스 라인에서 차세대 D램 라인업(LPDDR5, DDR5, GDDR6)의 적기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차세대 모바일과 오토모티브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적용한 7나노 제품 생산을 준비하며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과 본격적인 수주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5나노, 4나노는 물론, 2020년에 3나노에 이르는 첨단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 4세대(72단) 3D 낸드 기반의 기업용 SSD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로 점차 시야를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200㎜ 웨이퍼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는 300㎜ 웨이퍼 CIS(CMOS 이미지 센서)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200㎜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 연구개발(R&D) 기능은 국내에 남겨 고부가·고기술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기업용 SSD 시장은 대형 데이터센터와 서버 고객 중심의 시장으로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비해 이윤이 높다. SK하이닉스는 4세대(72단) 3D 낸드플래시에 자체 펌웨어와 컨트롤러 탑재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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