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한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 출범했다. 이에 비대위가 기치로 내세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김 비대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갖고 "오늘에야 당 지도부가 완전히 구성됐고 집행부도 제 모습을 갖춰가는 것 같다"며 "당의 사정이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새 지도부와 집행부가 열심히 해서 보통 때보다 어려운 만큼 더 각별히 신경쓰고 국가를 위해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날(24일) 한국당은 의원총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8인의 비대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비대위에는 당연직에 해당하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합류했고, 김종석(초선) 의원과 박덕흠(재선) 의원이 포함됐다. 외부에서는 최병길 전 삼표시멘트 대표와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이수희 마중물 여성연대 대변인, 정현호 한국청년정책학회 이사장이 중용됐다.
오늘 회의가 진행된 회의실 벽면에는 '책임과 혁신'이라는 배경막이 걸렸다. 김 비대위원장이 줄곧 당의 '가치 정립'을 위한 치열한 논쟁을 강조해 온 만큼 비대위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슬로건으로 풀이된다. 전날 의총에서도 '가치'를 점유하지 못한 보수진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역사의 흐름에 맞는, 국가발전에 중요하고,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할 가치를 정립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으면 한다"고 김 비대위원장은 말했다.
그러나 가치 정립을 목표로 삼은 비대위 체제가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가치에 대한 논쟁이 당 내 반발을 우선 잠재우기 위한 '말의 성찬'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인위적인 인적청산에 반대하는 세력을 의식한 궤도 설정이라는 것.
비대위 구성에 있어 '절차적 정당성'을 지적했던 심재철 의원은 과거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가) 2020년 총선 공천권하고 연결을 시키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비대위 체제를 가지고 뭔가 꾸미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공천권 행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적청산을 뒤로 미뤄났지만, 때문에 '혁신형 비대위'가 추구하는 제대로 된 당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현 상황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대위 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당 내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김 비대위원장이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공천권을 행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대위의 한계가 보이지만, 반대로 김 비대위원장의 역할론이 더욱 부각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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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