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논란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유기준 의원을 단장으로 한 '북한석탄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의혹 검증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정부는)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들여왔다"며 "정부의 묵인 없이는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관련 의혹을 풀 TF를 구성하겠단 뜻도 밝혔다.

현재 국내에 반입된 석탄은 북한 원산항과 청진항에서 작년 7~9월 사이 총 6차례에 걸쳐 선적된 것으로, 러시아 사할린에 있는 홀름스크항에서 파나마와 시에라리온 등 제3국 국적선으로 환적해 인천항과 포항항까지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검증의 초점은 북한산 석탄이 어떻게 국내로 반입될 수 있었는지, 반입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묵인하지는 않았는지 등으로 압축된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북한산 석탄이 수입되는데 파나마 선적 '스카이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글로리'호가 왜 동원됐는지를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유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샤이닝리치'호, '진룽'호, '안취안저우66'호 등 추가 의심선박도 확인해야 한다.

러시아산으로 위장한 석탄이 국내로 반입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해당 석탄이 북한산임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반입된 석탄의 가격이 현저히 낮았다는 점에서 정부가 관련 내용을 몰랐을리 없었다는 추론도 가능해진다. 정부의 말대로 '석탄 신고가 차이' 때문이라면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올수 있다.

정부가 북한산 석탄 반입을 알고서 묵인했는지 여부도 TF가 추궁하는 사안이다. 정부는 '현재 수사중'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TF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지난 5일 보도자료에서 "북한산 석탄으로 우리 전력을 생산하였는지를 정부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라며 "알고도 가만히 있었다면 국제사회를 속이고 북한을 몰래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도 "정부가 의혹을 조사하던 지난 3월에도 북한산 석탄이 반입됐다"며 "정부의 묵인 내지는 방조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산 석탄 반입 사안을 두고 미국과 공조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대북제재 원칙론을 고수하는 미국과 현재 평화무드가 조성되는 상황에서의 한국이 공조를 하더라도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

실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제재 조치의 엄격한 이행을 원한다"며 "해당 지역에 있는 모든 국가와 (제재이행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한국 인천항. 중국 소유 화물선 스카이엔젤호는 지난해 10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을 싣고 인천항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