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소정 기자]남측의 81가족 326명이 2회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24일 금강산으로 향했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상봉단이 탄 버스 14대가 강원도 속초 한화 리조트를 출발했다.

2회차 상봉에서 북의 가족들을 만나게 될 남측의 가족들은 당초 83가족이었지만 최종 가족 수는 81가족으로 줄었다. 남측과 북측 한 가족씩이 건강상의 이유로 상봉을 포기한 까닭이다.

이번 방북 인원 중 최고령자는 북측에 있는 여동생 강정화(85)씨를 만나는 남측 강정옥(100·여)씨다. 제주 애월에서 온 강정옥씨는 전날 휠체어를 타고 속초 리조트에 도착했다.

유일한 부모·자녀 상봉은 북측 아버지 조덕용(88)씨를 만나는 남측 아들 조정기(67)씨다. 

조정기씨는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만난 기자에게 어머니가 68년을 기다리시다가 불과 50여일 전에 돌아가신 사실을 밝히면서 안타까워했다. 조씨는 “제가 뱃속에 (생긴지) 100일만에 가셨으니까 아무것도 모르죠. 이번에 사진을 처음 봤는데 많이 닮았어요. 아버지가 할아버지 닮으셨다고 얘기해요”라며 “어머니 한풀이 해드리러 가는거죠”라고 말했다.

강정옥씨는 이날 오전 아침식사 자리에서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북한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냐”고 물으며 놀라워했다. 비록 휄체어를 타고 있지만 밝은 표정으로 컨디션이 무척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북측 형제를 만나는 목원선(85), 목원구(83)씨는 전날 밤 9시30분 잠들어서 이날 새벽 2시30분에 일어나 뉴스를 틀고 태풍 경로부터 확인했다고 한다. 목원선씨는 “가슴이 두근댄다”고 말하고 창밖을 보면서 “이 정도면 양호한 거야. 참 다행이야”라고 했다. 목원구씨는 형을 만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꿈만 같지 뭐”라고 했다.

2회차 상봉단은 출경시 이산가족, 지원인원, 기자단 등 전원(480명)이 차량에 탑승해 출입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통일부는 “폭우 속에서 안전하고 신속한 통관이 진행되도록 출입기관간 협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산가족들은 금강산에 도착해 온정각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3시부터 2시간동안 단체상봉으로 북측 가족들과 첫만남을 가진다. 이어 오후7시부터 2시간동안 남측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앞서 1회차 상봉이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반면 2회차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다. 이번에도 상봉 회차와 시간 등은 1회차와 동일하다. 

전날 속초에 집결한 이산가족들은 날씨를 걱정하며 혹여나 상봉이 미뤄질 지 우려하기도 했다.정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관련해 애초 8명으로 알려진 소방대원 규모를 16명으로 확대했으며, 구급대원 8명이 금강산 현지 숙소와 상봉장에 동행한다.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북측 아들 리상철(71)씨와 만나 오열하고 있다./사진=뉴스통신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