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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산업부 기자 |
[미디어펜=독일 베를린/조우현 기자]세상은 넓고 기업은 많다. 한나절 넘게 IFA 전시장을 돌아다녔지만 못 둘러본 부스가 허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18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이 모든 업체들이 전자 업계의 경쟁자라고 생각하니 아찔하기까지 했다.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터가 이곳인 느낌이랄까.
더욱이 이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비슷한 제품을 판매하는 부스를 여러 차례 돌아다니다 보면 처음엔 신기하다가도 나중에 가면 거기서 거기인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저마다 자신들이 내놓은 제품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중에 무엇이 진짜 최고인지 고르려면 대단한 안목이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해마다 최대 크기의 전시장을 꾸리며 1등 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삼성전자, 전자 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며 개막 기조연설의 영광을 차지한 LG전자를 국내 기업으로 두고 있는 대한민국은 참 운이 좋은 나라다. 치열한 전쟁터에 자리를 잡은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그 안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는 거다.
세상이 얼마나 더 편리해질 수 있을까 싶을 때마다 ‘혁신’을 앞장서서 보여주는 곳은 기업이다. 올해 IFA의 최고 화두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고화질 TV다. IFA에 참여한 기업들 모두 이 세 가지 기술이 인간에게 ‘자유로움’을 줄 것이라고 선전했다. 이는 곧 기업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말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IFA’ 전시장은 이를 증명해주는 현장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이 주축이 돼 판매 중인 세탁기, 청소기,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과 스마트폰만 봐도 그렇다. 온종일 집안일에 시달려야 했던 여성들은 이 혁신적인 가전제품들을 통해 ‘여유’를 얻었다. 또 스마트폰이 이 세상에 등장하면서부터 우리는 그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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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IFA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달 30일 전 프레스 컨퍼런스 열고 세계 미디어, 거래선 등 약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이 인공지능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려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퇴근시간에 맞춰 집을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때에 따라선 음식도 준비해줄 거다. 초등학교 시절 누구나 한번쯤 그림 숙제로 그려봤을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거다.
재미있는 것은 기업의 ‘혁신 동기’라는 것은 결국 ‘이 분야의 최고가 나였으면’ 하는 사익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사회적 책임 같은 허울 좋은 목표가 아닌, 이윤을 내서 기업을 발전시키려는 에너지가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한다. 결국 ‘이윤 창출’에 대한 욕구가 문명을 바꿔놓는 것이다. 이것만큼 솔직하고 위대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IFA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달 30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AI·IoT와 5G 기술이 만드는 초연결 시대에는 사람들의 일상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 될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그랬고,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해내고 말 것이라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전 세계 미디어, 거래사 등 약 1000여명이 참가해 삼성전자의 발표에 주목했다. 시작하기 한참 전에 자리가 꽉 차 컨퍼런스장 안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삼성의 위대함이라고 해야 할까.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나니 이들을 하대하는 우리 정부, 온갖 비난을 아끼지 않는 세력들의 행태를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기업이다. 이것은 대통령이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슬로건을 내건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 같은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세상을 바꾸는 거다. 때문에 기업의 창의성,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리더십을 존중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정치인들이 그 위에 올라서서 권력을 남용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게 없다.
더군다나 기업이 살아가는 세상은 늘 치열하다. 잘하는 기업을 따라잡아야 하고, 추격하는 곳은 따돌려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도 머리가 아픈데, 응원은커녕 ‘십자포화 공격’으로 답하는 정부에 대해 기업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주는 삼성과 LG에 감사할 따름이다. ‘IFA’에서의 교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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