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영국 런던/조우현 기자]런던에 위치한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의 분위기는 여느 사무실과 달리 자유로움이 돋보였다. 이 연구소는 삼성전자의 3번째 해외 디자인 거점으로 런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플리트 플레이스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4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근무 중이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유럽 디자인 연구소는 지난 2000년 유럽의 문화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연구소는 다른 해외 디자인 연구소와 달리 IT·가전과는 전혀 다른 건축·가구·인류학 등 다양한 영역의 트렌드를 분석해 미래 소비자 요구를 예측함으로써 전사 디자인에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
|
|
▲ 펠리스헤크 유럽디자인연구소 소장과 여홍구 부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서 게이밍 PC '오디세이' 탄생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를 위해 연구소 내에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트렌드 랩’을 설치하고 인류의 미래 생활상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제안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여홍구 부소장은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분석해 삼성의 ‘글로벌할 디자인’을 지원하는 것이 해당 연구소의 목표”라며 “삼성이 런던을 거점으로 택한 이유는 영국만이 가질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는 디자인 외 인문학·경영학·패션 등 폭넓은 전공 분야와 다양한 국적의 문화적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 이른바 ‘융복합 인재’를 대거 채용했다.
또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함으로써 다양한 인사이트를 반영해 삼성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게이밍 PC 오디세이·패밀리허브 냉장고로 트렌드 주도
최근 삼성이 선보인 게이밍 PC 오디세이는 연구소의 대표적 성과물이다. 최근 주목 받는 밀레니얼 세대는 게임의 가상현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성별·나이·인종·직업 등으로 대변되기 어려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펠리스헤크 유럽연구소 소장은 “작년에 출시된 오디세이는 기존 남성 위주의 게이밍 PC를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꿨다”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미지에 대한 새로운 여정을 꿈꾸자는 의미에서 ‘오디세이’ 콘셉트로 디자인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부터 PC사업팀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디자인적인 도전과 사용자들이 원하는 실용적 니즈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것으로 평가 받아 2018 iF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업계 최초 IoT 가전인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UX 디자인에도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의 인사이트가 대거 반영됐다. 가족 소통의 중심을 지향하는 패밀리허브를 사용자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고 직관적이고 감성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디자인 경쟁력 ‘디자인경영 연구소’서 나와
삼성은 디자인 혁신을 위해 지난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2001년부터 CEO 직속의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했다. 1991년 도쿄를 시작으로 해외 디자인 연구소를 설치해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등 폭넓은 디자인 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서울을 포함 런던·샌프란시스코·노이다·상파울루·베이징·도쿄 등 총 7개의 글로벌 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연구소들은 각 사업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5년에는 디자인 트렌드, 특히 소재에 앞선 이탈리아 밀라노에도 연구소를 설립해 다양한 소재를 통한 디자인 혁신에 기여해 왔다. 현재는 런던 소재 유럽디자인연구소와 통합해 밀라노 분소로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쟁력은 △인문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 △다양한 지역문화에 기반 한 차별화된 디자인 △제품 디자이너 외 패션 △건축 등 다양한 배경의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융복합 인재 육성 등”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영국 런던/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