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문희상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를 두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문 의장이 설전을 벌였다. 김 원내대표가 문 의장을 '블루하우스 스피커'라고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김 원내대표는 5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말미에 "엊그저께 문 의장은 2018년도 정기국회 개회 연설을 했는데,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시냐"며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과 균형감각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라고 지적했다.

'블루하우스 스피커'라는 발언이 나오자 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야당이나 잘하세요" "들어와라"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등 고성과 야유가 터져나오기 시작해 연설 내내 이어졌다. 연설을 지켜보던 한 민주당 의원은 책상을 치며 불만을 표했고, 다른 의원은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표정을 찡그리기도 했지만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라며 "아무리 여당 출신 의장이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는 대통령 견제와 균형"이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가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자 한국당 의석 쪽에서는 박수가 쏟아진 반면 민주당 의석 쪽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던 와중에 의장석 마이크를 잡은 문 의장이 김 원내대표의 연설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저는 정치인생을 통틀어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의회주의자"라며 "국회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와 정부에 휘둘리는 그런 일이 있다면 내 정치인생을 몽땅 다 걸겠다"고 했다.

그러자 조용하던 민주당 의석 쪽에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문 의장은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본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사진=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