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1일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일북관계 개선 혹은 정상화 의지가 있다. 이는 나와 김정은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고, 이에 이낙연 총리는 "일북 대화를 기대하며 필요하면 한국 정부가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이 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납치 및 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한 다음 일북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일본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미북간 가교역할을 추구하는 한국의 꾸준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베 총리는 "계속해서 일한, 일한미 3국 간에 긴밀히 공조하길 바란다"며 "북한 미래를 고려해 외교정책을 펼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각에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한은 풍부한 자원과 근면한 국민이 있기에 올바른 정책을 취한다면 북한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3차 남북정상회담이 미북 관계도 잘 견인하고 북한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이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일본도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리는 아베 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일북 관계 개선 및 정상화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동북아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일북 관계개선을 이루려면 납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한국 정부가 북한측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이날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는데 미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잊은 적이 없다"며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총리를 뵙고 특사단의 북한 방문 결과를 설명해 드렸지만 향후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개가 있을 때마다 사전-사후 설명을 총리께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오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올해 3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며 "남북정상 간에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길 기대하고 북미 대화 재개에도 모종의 공헌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양국간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미래 문제는 용기있게 헤쳐나가자"며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해 동북아 평화와 안정, 경제협력 활성화, 환경 등 글로벌문제를 공동대처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아베 총리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이날 한일 문제에 대해 "오는 10월8일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을 맞는 점을 계기로 미래지향적으로 양국 관계를 진전하도록 노력하자"고 의견의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이 총리를 수행하는 정부 공식 수행원은 우윤근 주러시아대사·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톡총영사·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진규 과기부 1차관·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등 14명이고, 한러 의원외교협의회 소속 오제세 의원(부회장, 더불어민주당)·이혜훈 의원(바른미래당)·김한표 의원(자유한국당),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박정 의원(특별고문, 더불어민주당)과 송영길 의원(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 동행했다.

이 총리는 현지 도착 후 한러 우호친선 만찬간담회를 갖고 연해주 정부 주요인사, 재외국민, 고려인 동포 등에게 한러 관계 발전을 위한 지원과 관심을 당부하고 연해주 지역 재외국민과 고려인 동포사회를 격려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저녁에 귀국할 계획이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1일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일북관계 개선 혹은 정상화 의지가 있다. 이는 나와 김정은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