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이 한숨을 돌릴 전망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전날 중국의 D램업체인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한 장비, 부품,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푸젠진화반도체의 메모리 칩 능력이 미국의 군사 시스템용 칩 공급업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국가 안보를 침해할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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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트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
앞으로 미국 기업들은 기술·장비·재료·소프트웨어 등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미 상무부의 특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푸젠진화반도체로서는 미국산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 램리서치 등의 반도체 핵심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된 셈이다.
라인공정의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장비 업체와 거래가 막힐 경우 제품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노광·증착·식각 3대 핵심 장비 구입이 필수다. 네덜란드 ASML이 노광 장비 1위. 미국 기업 AMAT와 램리서치가 증착과 식각 장비 절대 강자로 꼽힌다.
푸젠진화반도체는 지난 2016년 2월 설립돼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생산설비에 56억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 177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2025년까지 중국 반도체 수요의 40%를 내부 조달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성장 전략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견제가 중국의 다른 반도체 제조사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허페이 이노트론과 칭화그룹의 YMTC의 제재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궁극적으로 ‘중국 제조 2025’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4월에 네트워크 보안을 명분으로 중국 화웨이와 ZTE 스마트폰을 판매 금지시킨 바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반사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 고점 논란이 증폭된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에게 매우 긍정적”이라며 “중국 메모리 업체 시장 진입은 최근 반도체 업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당분간 중국 메모리 반도체 굴기가 원천 봉쇄돼 시장 위협 요소 중 하나가 제거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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