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얼굴에 웃음이 짙어지고 있다. 양사 핵심 사업이 수익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오는 2040년에는 전기차가 전세계 승용차 시장의 55%를 차지할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110만대에서 2025년 1100만대까지 증가하고, 2030년에는 3000만대로 성장하면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격이 저렴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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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전기차 엑스포에 설치된 삼성SDI의 부스. /사진=삼성SDI 제공 |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면서 전기차 라인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수주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삼성SDI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 삼성SDI의 연간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부가가치 애플리케이션으로의 포트폴리오다변화와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배터리의 수주증가 △친환경 정책강화에 따른 ESS시장 성장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최보영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 선두권 업체로 빠르게 수주잔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사업기회가 예상되고 최근 원통형 전지의 전기차향 성장도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다양한 고성능 배터리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하고 있다. 디트로이트·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1회 충전 최대 500~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을 공개한 바 있다. 또 26~94Ah(암페어아워) 등 EV, PHEV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세대별 배터리 셀 라인업을 보유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대에 고객이 요구하는 주행거리는 물론 자동차 제조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성능 셀, 모듈, 팩 등의 배터리 통합 솔루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 디자인을 고려한 '배터리 디자인' 시대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와 함께 전장 시장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에서 전자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가 전기차‧전장의 핵심부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전기차 한 대에 최대 1만5000여개의 MLCC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MLCC는 800~1000개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자동차용 MLCC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5733억원을 투자해 중국 천진에 전장용 MLCC 공장 신축을 결정했다. 전장용 MLCC는 IT용 MLCC와 역할은 비슷하지만 사용 환경이 더 가혹해 높은 신뢰성 및 내구성이 요구된다. 고온(150℃ 이상), 진동·휨 강도와 같은 충격, 높은 습도 등에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조 난이도가 높고 IT용 대비 가격이 비싸다.
시장에서는 MLCC를 앞세운 삼성전기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1조6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에) 전장용 산업용 MLCC 비중이 계속 증가하면서 MLCC의 ASP(평균판매 단가)는 계속 상승할 전망”이라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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