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 상용화 전략 간담회 잇단 연기·취소
통신시설 방호체계 등 대책 마련 통해 신뢰 회복
[미디어펜=김영민 기자]다음달 1일 5세대(5G) 이동통신 첫 전파 송출을 앞두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본격적인 홍보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KT 관계자 등이 복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오는 28일, 29일로 예정된 5G 상용화 전략 기자간담회를 연기 또는 취소했다.

KT는 지난 26일 오후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로 인한 통신장애를 조속히 복구하기 위해 5G 기자간담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도 "'New ICT Vision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준비해 왔으나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래해 이를 연기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LG유플러스도 27일 오전 간담회 취소 메일을 보냈다. LG유플러스는 "5G 전략 및 서비스 소개 간담회를 28일 개최하고자 준비했으나 통신사들이 협력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부득이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간담회 일정을 같은 날로 잡으며 5G 상용화를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KT 화재사고로 인해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이통3사의 5G 간담회 취소는 통신구 화재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데다 피해복구와 보상대책 등을 통한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5G 시대 자율주행차 등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필수 제공해야 하는 통신설비에 대한 방호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는 5G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5G 상용화에 앞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단 이통3사의 5G 홍보전은 통신구 화재사고가 수습되고 실제 5G 데이터 전용 단말이 출시되는 시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이 지난 21일 출입기자들에게 발송한 5G 기자간담회 초대장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번 통신구 화재로 인해 통신사들의 통신시설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통신사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며 "5G에서는 자율주행, 원격진료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통신시설의 방호체계가 더욱 치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KT 화재사고로 인해 정부가 직접 전수 점검을 하고 있는 A~C급 통신시설 80곳 이외에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D급 835곳도 점검 대상에 포함해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500m 이상의 통신구에 대해 스프링쿨러 등 소방안전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앞으로 500m 미만의 통신구에 대해서도 CCTV와 스프리쿨러 등 안전장치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화재가 난 KT 아현지사의 통신국사는 길이가 150m여서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지 않고 CCTV도 없었다. KT 이외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의 통신국사도 500m 미만에는 소방안전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전국 네트워크 시설 특별점검 및 상시점검을 강화하고, 비의무지역에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500m 미만 통신구에 대해서도 CCTV, 스프링클러 등 설치는 계획 수립 즉시 최단시간 내 실시할 것"이라며 "향후 재해 발생시 과기정통부 및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협력을 통해 피해 최소화 및 대응방안 마련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관계부처 및 통신사와 함께 통신시설 전반에 대한 종합적 점검을 실시하고, 재난발생시 조기 수습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한편, 화재방지 시설 확충 등 체계적인 재발 방지 조치를 다음달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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