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1970년대 대한민국을 격렬한 롤러코스터에 싣고 달린 '마약왕'이 올겨울 영화계 대미를 장식할 준비를 마쳤다. 송강호는 압도적인 열연으로 또 한 번 전설을 썼고, 소문 난 잔칫집에 가 보니 맛볼 것도 많았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마약왕'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소진, 김대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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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열린 '마약왕'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의 모습. /사진=더팩트 |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이자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그간 친근한 캐릭터로 사랑받아온 송강호가 1970년대 아시아를 제패한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을 연기했다.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의 10년이 영화에 담겨 있고, 소시민이 마약왕이 되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이야기가 변화무쌍해서 고민이 많았다"며 "배우분들을 믿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두삼을 연기하며 격동의 드라마를 쓴 송강호는 "가공된 인물이지만 실존 인물을 녹였다는 점, 희로애락과 흥망성쇠를 겪는 캐릭터의 드라마틱한 삶이 매력적으로 와닿았다. 배우로서 호기심이 갔다"고 전했다.
'마약왕'은 송강호 외에도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등 내로라하는 연기왕들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이희준, 조우진, 이성민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까지 가세해 단 한 명의 배우도 놓칠 수 없는 열연의 파노라마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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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열린 '마약왕'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와 김소진. /사진=더팩트 |
송강호와 김소진은 '마약왕'을 통해 부부로 만났다. 송강호는 김소진에 대해 "참 좋아하는 후배다.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지만 멀리서 쭉 지켜봤던 배우다"라며 "김소진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라서 저희 작품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1970년대에 맞는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주셨다"고 칭찬했다.
이에 김소진은 "긴장하며 장면장면을 찍었다. 제가 영화 작업을 하면서 이렇게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한 적이 없다. 부족해서 많이 헤맸던 게 사실이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송강호 선배와 촬영하는 분량이 전부였는데, 선배님께서 많이 기다려주시고 배려해주셨다. 주저하거나 확신이 안 생길 때 상대 배우가 그러고 있다는 것을 모른 척 하지 않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감정을 추스른 김소진은 이내 "너무 감사했다. 저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 배우들의 호흡도 보고 듣고 계신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든든했다"고 송강호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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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열린 '마약왕'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와 배두나. /사진=더팩트 |
'마약왕'에는 다정한 남매에서 마약왕과 그를 돕는 로비스트 김정아로 재회한 두 사람도 있다. '괴물' 이후 12년 만에 송강호와 호흡한 배두나는 "예전에는 큰오빠라고 불렀는데, 큰오빠와 비즈니스 파트너로 연기를 하게 되니 솔직히 웃기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영화에서는 편집된 장면인데, 송강호 선배와 침대에서 호흡하는 신이 있었다"며 "(송강호 선배가) '내가 살다 살다 두나랑 이런 신 찍어본다'고 했다는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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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열린 '마약왕'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조정석, 송강호, 배두나. /사진=더팩트 |
'내부자들'(2015)로 자신만의 연출력을 입증한 우민호 감독은 또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녹여냈다. '마약왕'은 1970년대 '잘 살아보세'라는 미명 하에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제 마약유통사건들을 모티브로 재창조한 작품.
우민호 감독은 한 남자의 일대기를 통해 마약청정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마약유통사건들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1970년대의 사회상을 담아냄으로써 자신만의 통찰력을 가감없이 발휘했다. 여기에 '내부자들', '택시운전사'(2017) 등 한국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스태프들까지 합류해 탄탄한 프로덕션을 더해 '마약왕'만의 독보적인 색을 완성했다.
우민호 감독은 작품의 모티브인 마약유통사건을 접했을 당시에 대해 "이해가 안 되고 아이러니했다. 시나리오를 작업하며 자료를 조사해보니 그 시대라서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블랙코미디로 영화를 풀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소년관람불가영화라는 점에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우민호 감독은 "마약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청불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청불 영화이기 때문에 강하게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영화가 흘러가는대로, 배우들이 연기하는대로 담았을 뿐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풍성한 볼거리에 1970년대의 대중가요, 팝음악, 클래식까지 활용하며 러닝타임을 꽉 채운 '마약왕'. 이날 시사회 현장에서 작품을 처음 본 송강호와 배두나는 "빽빽하게 차 있는 느낌의 영화"라고 입을 모았고, 조정석은 "눈으로 보는 재미에 듣는 재미까지 있는 영화"라고 작품을 적극 추천했다. 우민호 감독과 모든 배우들이 만족을 표한 '마약왕'이 연말 극장가에서 얼마나 큰 흥행 돌풍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우민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대한민국 대표 연기왕들의 압도적 열연으로 연말 대미를 장식할 '마약왕'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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