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1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식당에서 국내언론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금년은 한마디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새로운 원년이었다”며 “가장 큰 업적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없앴다는 점이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돌이킬 수 없다고 보는 근거로 정 실장은 최근 조선신보의 보도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12월19일 북한의 공식 정책을 사전에 발표하는 도구로 보는 조선신보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결단을 강조하며 4월27일을 기점으로 시작된 새 역사의 흐름은 번복될 수 없다고 보도했다”고 했다.
이어 “9월19일 양 정상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이 비핵화 협상과 합의 결과를 이행하고 검증하는 하나의 모델로서 참고할만한 게 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실장이 첫번째 외교·안보 분야 성과로 꼽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없앤 것’과 관련해서는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새 남북관계가 정립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우리의 안보정책은 평화를 만드는데 주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치로 말하면 북한은 작년에 핵실험을 포함해 16회 전략적 도발했지만 금년에는 ‘0’을 기록했다. 또 2017년도 남북관계는 아무런 접촉이 없었지만 금년에는 정상회담을 포함해 총 36회 다양한 남북회담이 열렸다”며 “65년간 적대적 분단관계가 이제 거의 사실상 종식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 실장은 올해 역사적인 날들을 거론했다. 4.27 정상회담, 5.4 남북 간 군사분계선에 설치한 확성기 완전 철수, 9.14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 9.19 평양정상회담과 1.6 남북 간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금지, 12.7 비무장 지대 화살머리 고지에서 지뢰발굴 작업 완료, 1.12 남북 간 GP 철수 검증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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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21일 2차 한미 워킹그룹회의 참석차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면담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
두 번째 성과에 대해 정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 본격 시작’을 꼽았다. 그 내용으로 정 실장은 “한미 정상간 역대 가장 빈번한 접촉이 있었다”며 “세 번 직접 만나 회담했고, 11번 통화했다. 매달 한 번 꼴로 역대 전례가 없던 빈번한 접촉이었다”고 했다.
특히 “9.19 평양정상회담 때 공동선언 발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육성으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그날 저녁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똑같은 연설을 한 것”을 언급했다.
정 실장은 세 번째 성과로 ‘균형 있는 협력외교와 당당한 외교’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여러 오해도 있고, 걱정도 많이 하는데 한미 간 공조체제와 동맹관계는 확고하다”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청와대 안보실장과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이렇게 빈번하게 만나고 통화하는 적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미 간에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협상 관계가 선순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이런 토대 위에서 공조하고 있다”면서 “미국 철강 232조 관세를 면제 받았고, 9월 FTA 개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미국의 대 이란 제재에서 한국이 예외 인정을 받기로 했다. 한미 간 어려운 현안들도 매우 슬기롭게 잘 헤쳐나갔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실장은 ‘강한 안보와 책임국가 실현’을 꼽았다. 그는 “어제(20일)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국방이 국가안보전략의 한 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도 강한 국방을 내세운 게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평화뿐만 아니라 이 평화는 힘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했고 힘의 뒷받침을 확실하게 실천에 옮겼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 국방개혁 2.0의 기본계획을 확정했고 ‘3S’라고 표현하는데 슬림(Slim)하게 병력은 줄여나가고, 스마트(Smart)하게 첨단화하면서, 전략적(Strategy)으로 대응할 수 있는 스트롱(Strong)한 강한 군대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우리 안보를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국방을 구현해나가자는 게 목표”라며 “내년 후반기에 최초 작전운용능력 평가를 한미 간 같이 하기로 했다. 이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이고 매우 중요한 절차를 한미 간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