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불거진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결국 국회 검증대에 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31일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의혹의 본질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특감반원이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해 폭로를 택했다고 주장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입장인 것은 물론임 실장과 조 수석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운영위는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 등으로 50분이 넘는 시간을 소모했다.
특히 한국당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을 이번 의혹을 풀 ‘핵심 고리’로 규정하고 운영위 출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운영위 소집 협상 과정에서 논의된 바 없다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민주당은 한국당이 운영위원들을 앞서 대거 교체한 점과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역임한 곽상도 한국당 의원이 운영위원에 포함됐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한국당은 민주당 입당을 선언한 무소속 손금주 의원의 운영위에서의 거취를 지적했고, 곽 의원은 “당시 일에 대해 묻겠다면 이 자리를 피해야겠지만, (지금은) 문재인 정부 특감반의 운영 실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본 질의응답으로 넘어간 이후 민주당은 김 전 특감반원의 폭로 의도를 겨냥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사건의 본질은 ‘3비 커넥션’에 의한 것인데 비리기업과 비리공직자, 비토세력 간의 3자 결탁이자 야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리기업인을 스폰서로 두고 정보 장사를 했던 비리 공직자가 쏟아내는 음해성 내용을 비토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쏟아붇고 있다”며 “몸통은 한국당”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사례로 들어 “당시 최순실에 협조하지 않았던 문체부 공무원 8명의 리스트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8명 중 5명을 좌천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때문에 기소됐지만, 결론은 무죄였다”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법원은 세평 수집은 법률상 용어는 아니지만, 민정수석실이 인사검증, 직무감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의 하나에 불과하기에 특감반을 동원해 세평을 수집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했다”고 전하며 청와대의 특감반 활동이 정당했음을 강조했다.
반대로 한국당은 김 전 특감반원을 ‘공익 신고자’라고 옹호했다. 또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 등을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묵인했다며 직무유기라고 맞섰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 전 특감반원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데 그는 엄연한 공익 신고자”라며 “(청와대는) 자신들의 실세 비리 의혹은 묵인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했음에도 몰라라 한다. 개인의 일탈이라고 하는데 정권 초기 정의와 도덕성을 앞세운 윗선과 일탈에 ‘양두구육’ 정권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우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문재인 정부가 ‘비문(비문재인) 인사’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특감 활용에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곽 의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 중 하나가 특감반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청와대도 이미 고건 전 총리 장남의 비트코인 사업과 박용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관련 사찰을 인정했다”고 공격했다.
임 실장은 이에 대해 “지시했다고 인정한 적 없다”라고 반박했지만, 곽 의원은 “전 정부에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환경부가 시인하지 않았느냐”며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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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 운영위원회가 소집됐다./미디어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