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민 기자]SK텔레콤이 연초부터 미디어 사업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미디어 플랫폼인 '옥수수(oksusu)' 사업조직과 국내 방송3사의 통합법인을 출범한데 이어 미국 최대 규모 지상파 방송사와 손잡고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에 진출하는 등 미디어 분야 사업을 대폭 확장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7일(현지시간)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방송그룹과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각각 1650만달러씩 총 3300만달러를 투자해 공동 경영에 나선다. 합병회사는 올 1분기 내에 출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방송사와의 합작회사 설립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와 함께 미디어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
|
|
▲ 제공=SK텔레콤 |
싱클레어와의 합작회사는 미국 방송 업계의 대전환기를 맞아 차세대 방송 시장 선점에 나선다. 미국 방송 업계는 지난해 차세대 방송 표준 ATSC 3.0을 제정하고 기존 ATSC 1.0 대비 한층 진화한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ATSC 3.0 방송 환경에서는 방송 주파수를 통해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방송망과 통신망의 이종 결합도 가능해진다. 이로써 미디어 사업자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통신 주파수보다 도달 범위가 넓고 운영 비용이 저렴한 방송 주파수의 장점을 활용해 서비스를 확장하는데에도 용이하다.
합병회사는 ATSC 3.0 방송 솔루션과 장비를 공동 개발해 올해 미국 내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 전역의 1000여개 방송국들이 모두 ATSC 3.0 기반 솔루션, 장비를 앞다퉈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미국 방송국에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ATSC 3.0 방송 솔루션이 상용화 되면 개인 맞춤형 광고, 차량 내 지상파 방송 및 맵 업데이트 등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한다. 방송 주파수로도 사용자의 개인 IP를 인식할 수 있어 미디어 사업자와 사용자의 스마트폰.차량.TV 간에 양방향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청자들의 미디어 시청 환경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에서 본인 취향에 맞는 광고와 주문형비디오(VOD)를 골라 보는 한편, 달리는 차 안에서도 고품질의 지상파 방송을 보고 내비게이션 지도를 무선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력으로 SK텔레콤의 토종 미디어 기술이 미국 시청자들의 안방까지 진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 TV 시청 가구 수는 2017년 말 기준 1억2000만에 이른다. SK텔레콤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시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추가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정부 주도로 국내 방송사와 ATSC 3.0 방송 솔루션을 상용화한 경험이 있는 중소 미디어 업체들도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게 됐다. ATSC 3.0 방송에 필수적인 인코더, MUX(Multiplexer) 등 다양한 장비를 미국 방송사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SK텔레콤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세계적인 수준의 미디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싱클레어와의 협력을 이끌어 냈다. SK텔레콤은 2016년 모바일 생방송 기술 TLS(T Live Streaming)를 옥수수 실시간 채널에 적용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외에도 차세대미디어전송기술(MMT) 분야에서 세계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합작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회사가 ATSC 3.0 방송 솔루션을 싱클레어방송그룹의 방송국에만 공급해도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싱클레어는 2017년 기준 가구 단위 시청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173개 TV 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연간 매출 27억3000만달러로 매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지난 CES2018에서 ATSC 3.0 방송 주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이후 1년 만에 합병회사를 설립하는데 합의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