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은 9일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미국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 난항, 일본과의 초계기 갈등 등을 예로 들며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무원’(孤立無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성토했다.
5선의 원유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2019년 신년 벽두부터 문재인 정부 외교의 현주소가 동서남북 고립무원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연내 답방을 약속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한민국 대신 중국으로 향했고, 한미방위비 협상은 협정시한을 넘겨 교착상태”라며 일본 측 초계기의 우리 측 군함 근접비행 논란과 중국 측 전투기의 방공식별구역 침범 등 사례를 나열했다.
원 의원은 또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이 중국까지 포함한 비핵화 협상테이블, 평화협정 카드로 활용된다면 남북 정상이 약속한 1년 이내의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고, 시간끌기용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며 “북한의 핵보유만 기정 사실화 할 우려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소집해 정부의 설명을 듣고, 대안을 모색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에 시급성을 촉구하고 외통위를 소집해야 한다”고 했다.
4선의 정진석 의원은 교착상태에 있는 한미방위비 협상에 있어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만일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 얘기가 혹여 나오면 나라가 걱정”이라며 “예산을 절약하면 좋지만, 국방비를 구두쇠로 하면 안 된다.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관계 악화의 또다른 이유 중 하나인 강제징용 보상 판결과 관련해서도 “강제징용 배상은 우리 정부가 대신해 주는 게 맞다. 정부와 기업이 기금을 만들어 우리가 해결해주는 게 옳다”며 “일본이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은 우리의 책임도 적지 않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4선인 신상진 의원 역시 “(한미) 방위비 인상과 관련, 이 문제를 풀어가는 건 정부와 정권의 문제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민의 문제”라며 “한미동맹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상임위를 열어 진행 과정을 철저히 팔로우업하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외에 김정훈 의원(4선)도 “경제는 잘못되면 잘못되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한번 해보자고 하면 회복될 기회라도 있지만, 외교안보문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이 잘못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일본이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 잡는 것에서 (정부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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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은 9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자유한국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