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7일 사표를 제출했다. 탁 선임행정관은 지난해 6월에도 한차례 사의를 밝혔지만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이 ‘첫눈 오면 놓아주겠다’며 만류한 바 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14일 출입기자단에게 메시지를 보내 “탁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했고 수리되지는 않았다”면서 “탁 행정관은 11일부터 휴가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탁 행정관의 사표를 수리할지 주목된다. 탁 행정관이 지난해 사표를 제출한 것은 지난 그가 발간한 저서 일부 표현이 여성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등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현재 공석인 의전비서관 승진을 희망해왔었고, 이번 사의는 자신의 거취를 확실하게 해달라는 일종의 압박 차원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 자리는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김종천 전 비서관이 직권면직 된 이후 비어있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6월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고 적었다. 다음날 그는 기자들에게 “사직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4월 평양공연 이후였다”며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청와대에)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고 생각한다. (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인) 5.18부터 평양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탁 행정관의 사표를 반려하며 가을 남북정상회담까지는 남아달라고 요청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7월1일 남북정상회담 등의 이유로 탁 행정관의 사표를 반려하며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탁 행정관의 능력이 욕심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 행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 측과 인연을 맺으면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5월부터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근무하며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 진행을 이끌어왔다. 

   
▲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우리측 선발대로 16일 오후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한 권혁기 춘추관장(왼쪽)과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오른쪽)이 함께 호텔로 들어오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