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미국 샌프란시스코/조한진 기자] 전자·IT 산업에서 디자인은 신제품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핵심요소로 꼽힌다.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 경험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디자인 퍼스트’를 내세워 많은 자원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한 삼성전자 역시 전 세계 주요 거점에 디자인 연구소를 설치하고 디자인 경영을 전개하고 있다.
|
|
|
▲ 삼성전자 북미 디자인 혁신센터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특히 삼성전자는 IT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 중 하나인 실리콘밸리에 북미 디자인 혁신센터(SDIC)를 운영하며 첨단 기술과 문화를 디자인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축 사무소들과 디자인 에이전시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잭슨 스퀘어에 위치한 SDIC를 찾은 10일(현지시간)에도 34명의 디자이너들이 북미 시장의 특성과 실리콘밸리의 신기술을 반영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다.
SDIC는 소비자 심층 연구를 통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고 소비자들이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사내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실시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협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내 다른 조직과도 활발한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SDIC에는 디자인 전공자 외에도 인문학·경영학·소프트웨어·컴퓨터 과학 전공자 등 융복합 인재들이 근무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력들의 시너지도 주목되고 있다.
SDIC의 페데리코 카살레뇨 센터장도 이탈리아 태생의 '파리5대학 문화 및 커뮤니케이션 사회학'을 전공한 박사출신이다. MIT의 모바일 익스피리언스 랩과 디자인 랩장을 역임하고, 필립스와 모토로라를 거쳐 지난해 2월 SDIC에 합류했다.
|
|
|
▲ 페데리코 카살레뇨 센터장이 10일(현지시간) SDIC의 조직과 역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카살레뇨 센터장은 사용자 ‘경험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의 사용 전후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살레뇨 센터장은 “(이제는 제품을 통해)기술과 기능만을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삶이 얼마나 윤택해 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DIC는 북미 전역의 사용자경험(UX) 디자인 전문업체와 글로벌 디자인 스쿨 등과 활발히 협업·교류하고 있다. 미국내 우수 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서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우수 인력 확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DIC의 업무 방식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문화가 녹아 들어 있다. 실무 디자이너들이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개선점을 찾아 발전시키는 과정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테스트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SDIC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자들의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와 대화면 태블릿 등을 통해 갤럭시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
|
|
▲ SDIC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토론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기기를 통한 더욱 풍부한 피트니스,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피트니스 밴드 '기어 핏'시리즈, 코드리스 이어폰 '기어 아이콘X', 대화면 태블릿 '갤럭시 뷰' 등이 있다.
한편, 현재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위치한 삼성전자 디자인 센터에서는 약 1500명의 디자너들이 근무하고 있다. △인문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다양한 지역문화에 기반한 차별화된 디자인 △제품 디자이너 외 패션, 건축 등 다양한 배경의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융복합 인재 육성 등이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