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장 마련에 긍정적 평가…정부의 실질적 지원 절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정부와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튼 재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 정책 등 기업 환경에 훈풍이 불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대기업 총수와 중견 기업인 등 1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참석 기업인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이 걸린 이번 행사에서 재계는 허심탄회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과 정부 역시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지금까지 잘해오셨지만,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우선 재계는 정부와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고위관계자와 기업의 간담회가 여러 차례 진행됐으나 쌍방향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재계는 이를 전달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재계는 혁신 성장을 위한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건의 했다. 신산업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많다는 것이 재계의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경제 정책에서 기업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방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근 재계에서는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후폭풍은 물론, 내수 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장기 침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마저 꺾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이 재계는 정부의 효과적인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다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경제 방향을 고수하는 가운데 대통령과 재계의 소통 효과에 물음표를 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기업의 입장을 표명했는데도 정부 정책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문제를 어려차례 거론하신 대통령이 직접 기업의 목소리를 청취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실무라인에서 얼마나 빠르게 이를 반영해 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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