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나란히 영남권을 찾았다. 다만 이들의 첫 방문지는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황 전 총리는 21일 오전 대구에서 열린 ‘여성 정치 아카데미’에 참석, 당원들에게 입당 인사를 했다. 오후엔 부산시당을 찾아 당직자들을 만난다. 같은 날 오 전 시장은 경남 창원, 부산, 울산 등 PK(부산·울산·경남)를 가로지르는 1박 2일 일정의 지방 순회를 시작했다.
일단 이들의 첫 일정을 ‘영남권 표심 잡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당 책임당원 절반 이상이 TK(대구·경북)와 PK에 밀집하고 있어서다. 당권 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최근 매일신문 인터뷰에서 “TK 한국당 책임당원 중 5만 표만 결집하면 TK 당대표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영남권 표심이 한국당 전당대회의 향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황 전 총리는 대구를 가장 먼저 방문했다. 앞선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등에서 TK로부터 확고한 지지세를 확인한 만큼 이번 방문에서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실시한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TK는 황 전 총리에게 28.1%의 지지를 보냈었다.
(지난 5~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45명 대상, 구조화된 설문지 이용 무선(100%) 전화 자동응답(RDD) 방식, 응답률 7.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자세한 사항은 아시아투데이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전 총리가 안정적인 표밭을 다지는 사이 오 전 시장은 비교적 여권 성향이 강한 PK 공략에 나섰다. 비박계라는 꼬리표로 TK에서 우위를 점하기란 쉽지 않다 보니 우선은 PK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당내 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4차 산업혁명을 다루는 오 전 시장 입장에서 제조업 혁신이 필요한 ‘동남권 제조업 벨트’ 방문은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당대표 선거는 기본적으로 집토끼를 얼마나 잘 간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며 “주자 본인이 어디서 얼마만큼의 표심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주 현역 의원 여러 명이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안상수, 김진태 의원은 23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심재철, 정우택, 조경태, 주호영 의원도 출마로 마음을 굳혀 날짜를 고심 중이다. 신상진, 정진석, 김광림, 김성태 의원 등도 출마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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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자유한국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