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한 액수를 말한 적은 없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타결하자는 취지로 간단하게 언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아침 티타임 때 문 대통령께서 언론 모니터링 보고를 받으시고 언급이 있었다”며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문제나 방위비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그 조건이나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세계 각국 어느 정상도 그런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런 보도는 트럼프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 달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24일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의의 진행 상황을 논의하고,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합리적 수준에서 분담금 합의가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미국측은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 최저선을 10억 달러(1조13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으며, 우리측은 국민여론 등을 고려한 ‘마지노선’으로 1조원 미만을 요구하며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협상의 유효기간도 미국 측은 1년 단기 협정을 요구했고, 우리는 3년 내지 5년간 지속되는 협정을 요구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받아내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1월30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