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이념 추종 정당으로의 추락 막아야”
“한국당은 보수우파 정당, 전직 대통령 위한 당 야냐”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2일 “정말 고뇌하고 고민했다. 그리고 다시 이 자리에 섰다”며 전당대회 보이콧 입장을 철회하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비상식적인 결정들에는 아직도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이번 5·18 공청회 사태에서 보듯 한국당은 과거 회기 이슈가 터지면 수습 불능이 될 정도로 취약한 정당”이라며 “보편적인 국민 정서까지도 무시한 채 무모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정당이 돼버렸다. 제가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당원 동지들께서 ‘이대로는 안 된다’ ‘개혁보수의 가치를 꼭 지켜달라’는 말씀을 주셨다.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 이상 당과 보수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 먼저 변화의 선봉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당의 역주행을 막아내겠다.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보수대통합을 이뤄내 정권을 심판하는 데 힘을 모아 달라.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오 전 시장은 당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보이콧 철회 배경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번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일어나지 않아야 될 일이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가 일회성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겼다”며 “만약 등록 거부를 함께 하기로 한 약속에 묶여 출마를 안 하게 되면 개혁보수를 지지하는 당의 당원들이나 보수우파 가치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마음을 둘 곳이 없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당원들 마음속에 굉장한 애처로움과 안쓰러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이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가 가능하게 하는 환경으로 작용했다”며 “우리 당이 보수우파를 위한 정당이지 두 전직 대통령을 위한 당은 아니라는 점을 당원들이 깊이 인식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될 때 대중으로부터 사랑과 지지가 멀어진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면서도 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후보자 입장에서 오늘 드린 말씀이 TK(대구·경북) 정서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며 “선거전에서 불이익을 본다고 해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타 후보들의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제 등록 거부를 함께 하기로 한 분들을 일일이 찾아 뵙고 간곡하게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다”며 “원칙적으로 동의해 준 분들도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분도 있다. 고민하겠다고 말한 분도 있다”고 답했다.

‘당의 비상식적인 결정’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다시 출마 입장을 분명히 하는 마당에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당이 그동안 조금 부족햇던 부분들을 스스로 인정하고 몇 가지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께 그 부분에 대해서 더 이상 개의치 않겠다고 했다. 토론 횟수나 연설회를 몇 번을 하든, 형식을 어떻게 하든 전적으로 선관위 판단에 맡기겠다”고 전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