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017년 이어 올해까지 MWC 세번째 기조연설 '단골 연사'
"5G 기반 서비스, 솔루션, 콘텐츠가 글로벌 경제 중심축 될 것"
[미디어펜=김영민 기자]“현재 반도체가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몇 년 안에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서비스·솔루션·콘텐츠가 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창규 KT 회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마침내 5G와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을 실현하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Keynote Speech)을 했다.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5G 협업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글로벌 리더들에게 ‘미스터 5G’로 불린 황창규 회장이 MWC 2019 기조연설에서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통한 5G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또 ‘5G 혁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류 공영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황창규 KT 회장이 MWC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KT

황 회장이 MWC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은 2015년,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MWC에서 황 회장은 단골 연사로 초청받고 있다. MWC를 주최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지난 24일 5년간 GSMA 보드멤버로 활약한 황 회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기도 했다.

그는 MWC 2015 기조연설에서는 ‘5G, 미래를 앞당기다’를 주제로 5G 미래상을 제시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5G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MWC 2017에서는 ‘5G 너머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초 5G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표준화가 추진됐지만 황창규 회장의 기조연설 이후 5G 표준화 일정은 1년 이상 빨라지게 됐다. 5G는 LTE에 비해 21개월 정도 빠르게 표준화 과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이전 두 차례 MWC 기조연설을 통해 5G가 만들어낼 멋진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면 MWC 2019에서는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5G가 인류에 공헌하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G는 진정한 모바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실현시키는 것은 물론 생명을 구하고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등 사회적, 산업적으로도 깜짝 놀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황 회장의 연설은 한국이 ‘글로벌 5G’를 주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은 2019 다보스포럼에서 5G는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해 글로벌 리더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 이번에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시작한다고 전 세계에 선언한 만큼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G 혁신은 B2B에서 두드러질 것"

황 회장의 이번 기조연설은 대형 재난상황에서 5G 기술이 어떻게 생명을 구하는지를 보여주는 동영상으로 시작했다. 기조연설의 서막을 장식한 동영상은 마치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예고편을 보는 듯한 장대한 스케일로 5G가 재난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재난이 발생하자 현장으로 스카이십이 출동해 5G 네트워크를 복구한다. 5G 네트워크가 복구되면 구조대원들은 5G 기반의 AR글라스와 넥밴드를 착용하고 조난자를 구출하고, 위기상황에서 벗어난다. 환자 수송에서도 5G는 위력을 발휘한다. 관제센터는 5G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구급차가 이동하는 최적경로에 위치한 운전자들에게 구급차 이동을 알려 길을 비키도록 유도한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황 회장은 2015년, 2017년 두 차례 기조연설을 언급하고, 극히 소수만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KT는 과감한 도전으로 2018년 세계 최초 ‘5G 올림픽’을 평창에서 선보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KT의 성공에는 글로벌 기업들과 소통과 협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창의 성공을 위해 협력해준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황 회장은 “마침내 4년 전 드렸던 약속이 실현됐다”며 “KT는 세계 최초로 진정한 5G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품 속에서 5G 스마트폰을 꺼내며 이 스마트폰이 KT 규격을 기반으로 만든 세계 최초 5G폰이라고 강조했다.

장차 5G 스마트폰에서는 4K, 8K의 초고화질과 홀로그램이 가능해질 것이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들은 보다 살아있는 실시간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1인 방송도 모바일 다중접속시대로 진화한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게임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황회장은 5G 혁신이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실례로 KT 5G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 5G 조선소로 변모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제시했다. 여의도 면적의 2.4배에 달하는 현대중공업 생산현장을 5G 네트워크에 의해 완벽한 제어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줬다.

5G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선박 건조에 매진한다. 5G에 연결된 AR글라스와 지능형 CCTV는 현대중공업 생산현장의 각종 문제를 보다 빠르게 해결하도록 돕는다. 선주는 패드로 발주한 선박의 건조상황을 실시간 확인한다. 야간순찰을 돌던 안전직원은 넥밴드에 설치된 카메라로 뒤편의 위급상황을 발견하고, 안전 조치를 마무리한다.

황 회장은 최첨단 5G 네트워크로 제조업 패러다임에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KT는 중소기업을 위해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5G 스마트팩토리’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5G 스마트팩토리는 머신 비전, 기업전용 5G와 같은 혁신 솔루션을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을 가져올 예정이다.

머신 비전은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인다. KT가 업계 최초로 제공하는 기업전용 5G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중소기업에게 전용 기업망을 구축한 것과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독창적인 CUPS·닥터로렌·기가스텔스 통해 5G 가치 극대화

황 회장은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KT가 평창올림픽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이고, 판교제로시티에서 ‘제로셔틀’을 운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화성 K-시티에서는 5G 기반의 응급 원격제어 기술인 ‘5G 리모트 콕핏’이 세계 최초로 시연에 성공했다. 5G 리모트 콕핏은 긴급상황에서 차량을 자율주행모드로 바꿔 운전자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구급차를 자동 호출해준다.

또한 브레이크스루 안테나(안테나 영역을 넘어선 송수신 기술) 디자인을 활용해 헬리콥터 응급의료 서비스 전용 모바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이국종 교수로 유명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응급환자 헬기수송을 지원을 위해 아주대병원-평택, 이천·여주, 서해안선 3개 구간의 하늘길에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내 최초로 구축된 응급헬기 지원 무선 네트워크는 현재 LTE 기반이지만 향후 5G로 진화할 경우 기대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5G 기반의 스마트기업 실현을 위해 KT가 제어및 사용자 분리(CUPS), 닥터로렌, 기가스텔스와 독창적인 기술 및 솔루션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KT가 보유한 이들 기술은 5G 네트워크의 힘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CUPS 기술은 신호처리를 담당하는 장치와 사용자 트래픽을 담당하는 장치를 분리해 1msec(1000분의 1초) 이하의 초저지연을 가능하게 한다. KT는 평창 5G를 통해 CUPS의 초저지연 및 투자절감 효과를 검증했으며,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 시스코와 함께 CUPS 기술을 적용한 5G NSA 코어 장비를 개발해 상용망에 구축을 완료했다. KT는 1~2곳이 아닌 전국 8곳에 모바일 에지 컴퓨팅 센터를 구축한 만큼 CUPS로 인한 초저지연과 투자절감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닥터로렌(Dr. Lauren)은 한 마디로 인공지능(AI) 기술로 네트워크 장애를 찾아 신속히 복구하는 솔루션이다. 센서, 딥러닝,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기반의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장애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재빨리 복구한다. 게다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분석할 수 있어 네트워크 장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가스텔스(GiGAStealth)는 5G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사물인터넷(IoT) 보안에서 획기적인 해결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은 IP를 숨기는 방식으로 해커들이 IoT 단말을 찾지 못하도록 만들어 해킹 시도를 원천 차단한다.

황 회장은 KT의 지능형 5G 네트워크가 ICT뿐 아니라 에너지, 환경,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KT 에너지 관제 플랫폼(KT-MEG), 재난안전에서는 스카이십(Skyship), 환경에서는 에어맵 코리아(Air Map Korea), VR 미디어에서는 라이브 미디어 플랫폼을 구체적 사례로 들었다. 또한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플랫폼(GEPP)은 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염성이 강한 질병의 확산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G 지능형 네트워크 넘어 ‘5G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KT는 5G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 위치한 ‘5G 오픈랩’에서는 KT 파트너 기업들이 5G 기반의 아이디어와 제품을 테스트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KT는 API 링크 포털을 통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에지 컴퓨팅, 음성인식, 지형정보와 같은 다양한 B2B 및 B2C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5G 생태계 연합을 통해 5G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황 회장은 KT가 5G를 지능형 네트워크를 넘어 ‘5G 혁신 플랫폼’이라는 지금껏 없던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5G 혁신 플랫폼은 산업 분야에서는 디지털 도입 및 사업모델 혁신을 가속화시키고,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5G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성과들이 모든 산업 분야와 개인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5G 혁신 플랫폼은 5G가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IoT 등 혁신기술 및 솔루션과 결합해 이전까지 없던 가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5G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을 통해 자율주행을 실현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 응급환자 조기 수송 등도 실현한다.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는 5G 혁신 플랫폼이 구체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효율성 제고는 물론 재난안전, 기후변화, 고령화 같은 인류의 직면과제를 해결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