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폼페이오 국무장관 트위터 제공 |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28일 밤늦게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구체적으로 유엔 제재 결의 11건 중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이다. 그 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었다”며 앞서 이날 오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이날 오전 단독회담에 이어 확대회담을 이어가던 중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정상회담을 결렬했다.
양 정상은 업무오찬도 진행하지 못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정상간 합의가 불발된 주요 이유에 대해 북한이 전면전인 대북제재를 요구했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이외의 핵물질 생산시설과 미사일 프로그램 신고 및 폐기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엔 제제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특히 인민생활에 지장주는 항목의 제제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북미 양국사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봤을 때 현 단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면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원래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고 부분적 재제 해제를 상응조치로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리 외무상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영구적으로 중단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표했다”며 “이 정도의 신뢰 조성 단계를 거치면 앞으로 비핵화단계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그러나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시설 핵폐기 조치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한다고 끝가지 주장했다”면서 “따라서 미국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게 명백하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겠는지 이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 이런 기회마저 다시 보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 여정에 반드시 이런 첫단계 공정이 불가피하며 우리가 내놓은 최량의 방안이 실현되는 방안을 반드시 거쳐야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원칙적인 입장에 추호의 변화가 없을 것이고,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 제기해 와도 우리 방안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하노이 회담을 결렬 소식은 전하지 않고 북미 양측이 새 정상회담을 약속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1일 보도했다. 통신은 “두 나라 정상이 이번 회담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