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 ‘최강자’를 노리고 있다. 올해 미국 인텔에 반도체 시장 1위 타이틀을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삼성전자의 계획대로 비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끌어 올리면 차별화된 시장 지배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이 매출 706억달러를 기록, 삼성전자(631억달러)를 제치고 선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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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크린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2017~2018년 2년 연속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에 앞섰다. 그러나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해는 ‘왕좌’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C인사이츠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 부진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도시바 등 메이저 제조사들 모두 20%가량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는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비메모리의 매출 비중은 1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업그레이드’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75% 가량을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삼성전자의 1등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가)좋지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비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이 부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연초 디바이스솔루현(DS)부문 및 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간담회, 지난달 설 연휴 중국 시안의 반도체 2기 라인을 찾는 등 현장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기술경쟁력은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극자외선(EUV) 7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양산에 돌입하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 센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뎀칩셋,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 등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28나노 FD-SOI 공정 기반 eMRAM과 테라바이트 모바일 메모리를 선보이는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 전략도 지속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 등의 기술 구현에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겸비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AP와 모뎀칩, 이미지센서와 같은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쌓았으나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EUV를 활용하는 7나노부터는 하이엔드 칩셋을 요구하는 고객사들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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