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2일 발표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결과 당선자 명단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이 빠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중앙선거위원회가 지난 10일 치른 대의원선거 결과를 발표하며 모두 68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 치른 지난 2014년 13기 선거에서는 ‘제111호 백두산선거구’에 출마해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 당선 명단에서 빠진 것을 볼 때 출마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선거일 당일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바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의원선거에 불출마하지 않았거나 당선자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일성 주석의 경우 1~9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7~12기 대의원을 역임했다. 

이번 선거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은 ‘제5호 갈림길선거구’에서 당선됐다. 이번에 대의원에 정식 진입하면서 김 위원장의 동생이면서 핵심 측근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또 리용호 외무상은 ‘제371호 운하선거구’,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제484호 온정선거구’에서 당선됐다.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제100호 강철선거구’에 이름을 올려 처음으로 대의원에 입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창선, 리용호, 최선희를 비롯해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 외교라인 실세들이 대의원에 진입한 것도 처음이다.

비핵화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당 부위원장도 대의원 명단에 올랐다. 지난달 하노이회담에서 베트남 경제시찰단으로 나선 리수용·김평해 등 당 부위원장들도 이름이 호명됐다. 

현재 병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광호 당 부위원장도 14기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10월 선전선동부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3일 중앙통신 보도에 호명된 이후 4개월가량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지난 13기 대의원 선출 뒤 혁명화교육 등 부침을 겼었던 황병서 전 총정치국장의 이름은 없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일반·평등·직접 선거 원칙’에 따라 비밀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임기는 5년이다. 남한의 의회와 유사한 기능으로 입법권은 물론 국방위원회·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내각 등 핵심 국가기구의 인사권도 행사한다. 

김 위원장 집권 후 두번째 치러진 이번 선거의 당선자들은 ‘김정은 2기’ 체제를 이끌어갈 인물이다. 북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전체 선거자 99.99%가 참여해 100%의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맞아 평양 김책공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