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20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주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애정 어린 시선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경쟁 속에서 신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준비를 하고 있다”며 “향후 성과로 주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의안 상정에 앞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CE부문장 김현석 사장,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나와 각 사업부문별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참석한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해 부품 부문은 매출 119조원, 영업이익 46조5000억원을 달성했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D램, 낸드, DDI(Display Driver IC), OLED 제품은 시장점유율 1위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다만 “올해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부품 수요를 견인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 축소 등으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신사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석 사장은 “지난해 CE부문은 매출 42조원, 영업이익 2조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증가했다”며 “지난해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와 업체 간 경쟁심화 속에서도 TV와 냉장고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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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김 사장의 발언이 끝난 후 한 주주는 “미국 가전제품 시장이나 한국 코스트코에 가면 삼성 말고 굉장히 많은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며 “삼성의 프리미엄 제품 전략은 알겠는데, 프리미엄을 제외한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사장은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65%~70%의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다른 제품의 경우 중국이 많이 진출해 있다”며 “사업부에서 방관하지 않고 경쟁력을 차별화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해 IM 부문은 주요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되고 중저가 제품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매출 101조원, 영업이익 10조2천억원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 경쟁 속에서 5G∙IoT∙AI 등 신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더 많은 고객에게 기술의 혜택을 제공하는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로서의 리더십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총회에 참석한 주주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다소 주춤한 것을 두고 “5G 시대 등 격변하는 시대에 한 템포 놓치면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 하면서 망한 노키아처럼 될 수도 있다”며 “향후 사업전략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고 사장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5G와 관련해서 삼성전자는 표준이나 특허 등 10년여 간 준비해 왔다”며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장비, 단말, 칩셋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5G 시대가 새로운 IT산업의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는 변혁의 시대라는 것을 예측을 하고 사내에서 단단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많은 주주가 늘면서 이에 따른 불만도 제기됐다.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랫동안 줄을 서고도 회의장 안에 들어오지 못한 주주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주주는 “지금도 밖에 많은 주주들이 들어오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다”며 “액면분할이 돼서 주주가 많이 참석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을 텐데 주주 입장을 이런 식으로 진행해도 되냐”고 큰 소리를 냈다.
분위기가 침체되자 또 다른 주주는 “삼성전자가 없으면 대한민국이 없다”며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임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나는 삼성전자 직원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는 내부 직원이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도한다는 의혹을 제어하기 위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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