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서 "'스냅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안 만들 수 있을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국회 외통위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단계를 설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최근 정부에서 (비핵화 합의) 해법으로 일단 목표까지 신속하게 이행을 하고 그 과정에 일종의 '조기 수확(early harvest) 프로그램'을 몇단계로 설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북미 비핵화 교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기 수확'을 언급한 바 있다. "조기 수확을 통해서 상호신뢰를 구축하게 되고, 구축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핵화 협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따른 답변으로 "한미 양국 모두 완전한 비핵화까지 가능하면 신속하게 압축적으로 전개하자는 공통점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김 후보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협상 동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단 미국의 기본 입장은 현재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까지 일종의 포괄적 합의를 하고, 그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요구 수용 가능성에 대해 "큰 틀에서 미국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면 제재 완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 "북한은 이번 하노이회담에서 영변에 대한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그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 의제로 돌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의 비핵화 수준에 대해서는 "전체 비핵화 중 영변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차가 있다"면서도 "전체 비핵화 과정에서 영변을 폐기할 수 있다면 (북한의 핵 보유를)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진입할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해선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북핵 문제를 풀 '창의적 해법'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는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지난 하노이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스냅백’(snap back·제재를 해제하되 위반행위가 있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을 언급했다. 

이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외신 브리핑에서 주장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냅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