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열렸다. 이날 야당은 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반면 여당은 해명의 기회를 주며 박 후보자 띄우기에 나섰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선 ‘평창 롱패딩’ 논란을 꺼내 들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피니시라인에 들어갈 때 입고 나온 롱패딩은 총 660벌 밖에 만들지 않았다. 대체 누구에게서 받았느냐”고 따져물었다. “한 의원에게서 받았다”는 대답엔 “의원 이름을 밝히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해당 의원의 프라이버시”라며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본인이 원치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반복했다. 성 의원은 “이름을 밝히지 못할 이유는 대체 뭐냐”며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 패딩을 입고 올림픽 경기장에 나간 건 특권의식에 절어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벌어진 자료제출 요구를 이어갔다. 그는 “청문회의 기본은 금융거래내역 제출인데 지금 증빙 자료를 떼러 간다는 것은 오전에 한 말을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선 의원도 “박 후보자 아들은 일반 국민이 다니지 못할 비싼 학비를 내는 (외국인) 학교를 다녔으면서 학비 증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 의원의 요청에 박 후보자는 “모든 입출금 내역서를 요구하는 건 처음이다. 오후에 떼올 것”이라고 했고, 김 의원에게도 “어제 집을 뒤져서 관련 영수증을 다 찾아봤다”고 미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가 소유한 부동산도 문제 삼았다. 곽대훈 의원은 “서대문구 연희동 집을 보니 매입과 전입 간에 10개월 차이가 난다. 언제 살았는지 궁금하다. 건축물 대장을 보니 11평 이상 증축 신고를 했는데, 공사 업체명과 기간은 얼마나 되느냐”고 추궁했다. 

박 후보자는 “입주 전 2개월 간 공사를 진행했고, 업체명은 모른다”고 답했다. 또 공사비용은 부부가 공동으로 냈다고 했고, 증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너무 오래전이라 증빙 자료를 찾기엔 어떤 경로로 지급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곽 의원은 “2002년 연희동 입주 전 공사 규모가 3억 원 정도 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공사를 맡은 A사는 개인 주택 리모델링 하지 않는 회사라고 들었다. 이 공사비를 A사가 대납하고, 경기도 평택에 남편 회사가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A사가 낙찰될 수 있게 도왔다는 내용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사 업체 사장과 연결해 주든지, 확인해야겠다”고도 했다.

청와대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연이은 인사검증 논란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청와대와 박 후보자 모두 적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당은 박 후보자에게 해명성 질의 통한 방어 전략을 폈다. 전통시장 지출액이 82만원밖에 안 된다는 지적과 관련,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구로동 전통시장에서 얼마를 지출했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지난 5년간 남편과 합쳐 (전통시장에서) 1163만원을 썼다”고 했다.

2009년 민주당 의원 태국 부부동반 골프여행 부분에 대해서도 묻자 박 후보자는 “국정원이 미행하지 않았다면 민주당 의원 7명이 태국에 여행가는 것을 어떻게 알았겠나”라며 “이 사건은 국정원에서 나중에 사과한 사건이다. 제 경우는 국정원 IO(정보관)가 따라다녔다”고 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권칠승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중소기업의 비상구가 될 거라 본다”며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중심이자 비상구가 될 것이라고 보기에 재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정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정하는 위원회의 (결정) 단계가 과거와 달라지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목소리가 더 강하게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 27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식을 마치고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자리로 가는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