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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령 성주사지 동삼층석탑 [사진=문화재청 제공]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일제강점기인 1917년 무렵의 오류로 보물 지정 조사에서 번번이 누락된 '보령 성주사지 동(東)삼층석탑'이 드디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사적 제307호 '보령 성주사지'의 통일신라 유물인 동삼층석탑을 '충남유형문화재에서 보물 제2021호로 승격'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석탑은 이층 기단 위에 3개 층을 올렸으며, 높이가 4.1m이고, 기단 상부에는 별도의 돌로 만든 받침석이 있는 데다, 1층 탑신에는 문고리와 자물쇠를 표현한 문짝 문양을 새겼다.
낭혜화상이 847년 지은 성주사지에는 동삼층석탑 외에도 앞서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제19호), 중앙삼층석탑(제20호), 서(西)삼층석탑(제47호)과 국보 제8호인 낭혜화상탑비가 있는데, 금당을 기준으로 앞쪽에 오층석탑이 있고, 뒤쪽에 탑 세 개가 일렬로 늘어섰다.
이 같은 배치는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 먼저 금당 앞쪽에 오층석탑을 세워 '1탑 1금당' 형식을 조성한 뒤, 고려 후기나 조선시대에 석탑 3기를 금당 뒤쪽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동삼층석탑은 중앙삼층석탑, 서삼층석탑과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장인이 제작했다고 추정되며, 두 석탑에 뒤지지 않는 균형미와 우수한 조형성을 갖췄다고 평가되나, 지난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이듬해 보물 지정 대상에서 홀로 제외됐다.
1917년 고적조사위원회가 성주사지를 조사한 뒤 '등록원고'(登錄原稿)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 동삼층석탑이 보물에서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된다.
성주사지에 유달리 탑이 많다 보니 개수를 헷갈렸고, 부정확한 정보를 수정하지 않다 보니 지속해서 보물에서 누락됐다는 것.
한편 전남유형문화재 제50호 '천은사 극락보전'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지리산 자락의 구례 천은사(泉隱寺)는 828년 덕운선사가 창건해 감로사(甘露寺)라고 부르다가, 1679년 조유선사가 재건하면서 사찰 명칭이 현재와 같이 바뀌었다.
1774년 세워진 극락보전은 중생의 왕생극락을 인도하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삼은 정면 3칸, 측면 3칸 건축물이다.
내부에 높게 세운 기둥인 고주(高柱) 위쪽에 설치한 부재를 일체화해 안정성을 높이고, 예불 공간이 돋보이도록 기둥을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건물 앞쪽과 옆쪽 공포(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는 풀·꽃·봉황머리를 참조해 화려하게 장식했으나, 뒤쪽 공포는 소박하게 처리했다.
섬세하고 수려한 우물천장과 내부 닫집(불상을 감싸는 작은 집이나 불상 위를 장식하는 덮개)은 18세기 다포식(공포가 여러 개인 양식)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내부 단청은 19세기 이전에 사용한 천연안료가 잘 남았으며, 기법이 우수하고 보존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문화재청은 "이미 보물로 지정된 해남 미황사 대웅전, 영광 불갑사 대웅전, 나주 불회사 대웅전과 비슷한 특색을 지녔다는 점에서 보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며,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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