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영·고성서 이기면 ‘이변’
정의당, ‘교섭단체’ 목표 총력전
한국당, 지더라도 ‘졌잘싸’ 프레임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미니 총선’으로까지 일컬어지는 4·3 보궐선거의 향배가 3일 늦은 밤 결정된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지역구 의석 확보에 나선 여야 3당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창원성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에 성공한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가,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와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 각각 2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판세만 보면 창원성산은 정의당, 통영·고성은 한국당이 우세한 분위기다.

◇이기면 ‘대박’…이겨야 ‘교섭단체’

민주당이 유일하게 후보를 낸 통영·고성은 1963년 이후 한국당의 전신인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이 줄곧 당선돼 온 곳이다. 그만큼 보수색이 강한 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것은 곧 부산·경남 민심이 한국당과 완전히 등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여론조사 추이만 보면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경남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통영·고성에 거주하는 유권자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 후보는 57.2%, 양 후보는 29.7%의 지지율을 보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p, 자세한 조사개요는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소지역주의’는 결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통영·고성은 국회의원을 1명 배출하는 소선거구제로 바뀐 13대 총선 이후 고성 출신이 국회의원이 된 경우가 없다. 인구 13만명의 통영 출신인 양 후보가 인구 5만명의 고성 출신인 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다.

정의당은 민주당과의 진보 후보 단일화로 창원성산에 후보를 냈다. 진보성향이 강한 창원성산에서는 여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의당 지도부는 선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앞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언론은 연일 몇 가지 여론조사를 두고 여 후보의 우위를 점치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이후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여 후보가 당선되면 정의당은 민주평화당과 다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번 선거전에 총력을 투입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에도 창원성산은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본전인 셈이기도 하다.

◇한 곳만 이겨도…‘졌잘싸’ 프레임

한국당은 민주당이나 정의당과 달리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 모두 후보를 등판시켰다. 이는 여권에 대항할 만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자신감의 방증이기도 하지만, 선거가 패배할 시 돌아오는 역풍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도 된다. 이에 황교안 당 대표는 매일같이 경남을 찾아 선거 유세에 시간을 쏟았고,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까지도 지원군으로 나섰다.

하지만 창원성산에서의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각에서는 막판 분위기가 반전 흐름을 탔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아직까지는 여 후보 승리에 무게추가 실려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국당은 두 지역구 가운데 한 곳에서만 이기더라도 ‘사실상 승리했다’고 자평할 공산이 크다.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것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까지만 하더라도 싸늘하던 민심이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 쪽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관계자는 “한국당은 싹쓸이가 목표일 것”이라면서도 “창원과 통영·고성 중 한 곳이 지더라도 ‘더블스코어’ 정도의 격차만 아니면 ‘선전했다’는 식의 명분이 사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 지난달 2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와 함께 경남 창원 남양동 복개천 시장을 방문하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