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15일 국회에서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미국 무기 추가 구매’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정황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한미회담과 현재 한반도 주변 상황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의 현실부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누가봐도 명백히 실패한 ‘노딜(No Deal)’ 회담이었는데 대통령은 회담이 잘됐다고 평가한다. 북핵폐기와 대북제재에서 두 정상은 단 하나의 실질적 합의도 이루지 못했는데, 대체 뭐가 잘됐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김정은은 3차 북미회담 용의를 밝혔지만, 속내를 들어다보면 제재완화 없이 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게 ‘오지랖’이니 ‘촉진자 행세’니 모욕적 비난을 하면서 한미동맹을 깨고 북한 편을 들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마디 대꾸도 못 하면서 우리 정부가 좀 더 많은 일을 해주길 요구한 것이라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며 “요즘 말로 정신승리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현재 북한의 상황과 야욕에 대해서 정확한 실상을 알릴 것 △한미동맹과 4강 외교의 현주소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실상 파악 △현실 진단을 토대로 한 북핵폐기 로드맵 등 당 차원의 대안 마련 등을 특위에 당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미회담은 국민에게 안타까움을 준 빈손회담”이라며 “회담 과정에서 미국 무기를 추가로 구입한 정황이 파악됐다. 사실상 ‘웨폰딜’만 성사시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단독회담에 영부인 동석을 제안한 것을 두고 “최고수준 기밀이 논의되고, 고도의 협상장이 돼야 하는데 친교 수준 만남으로 선을 그은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특위 위원장인 원유철 의원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이 비핵화 방식과 제재문제, 북미회담 시기 등 어느 하나도 교집합을 찾지 못했던 공집합 회담이었다”며 “내용도 내용이지만 형식에 있어서도 두 정상 간 만남은 ‘2분 회담’ 별칭까지 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정부는 이제 한미정상 간 협의하고 약속한 내용으로 북한에 고난의 행군을 계속할지, 풍요롭고 화려한 동행을 선택할지 당당히 요구하고 설득하는 일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김무성 의원은 “문 대통령이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행사를 포기까지 하면서 백악관에 갔는데 단독 정상회담이 없었고 공동발표문이 없었다는 것은 철통같았던 한미동맹이 허물어졌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심각한 사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의원은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청와대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했고, 백악관은 분명하게 ‘북한의 비핵화’라고 했다”며 “비핵화 개념과 목표에 대한 시각차를 분명히 보였다”고 짚었다.

백승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시간 두 차례에 걸쳐 ‘무기 구매를 환영한다’ ‘무기를 구매하는 나라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누가 어떤 절차로 미국 구매를 결정했는지 국방위에서 철저히 따지겠다”며 “구매 성사 배경에 잘못된 역할을 한 사람은 역사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