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전략인 ‘반도체 비전 2030’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의 목표를 돕겠다”고 말하는 등 ‘퀀텀점프’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30일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 육성계획을 밝혔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집중 육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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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
이날 삼성 국내 사업장을 처음 방문한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강화 계획을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며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뜻은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의 전략화 맥을 같이 한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향해 매진하겠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꼭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인프라와 기술력을 공유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디자인하우스(설계 서비스 기업)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결정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된 것처럼 이 부회장이 2030년까지 삼성전자를 ‘세계 1위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만들겠단는 의지를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월초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경영진과의 간담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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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는 삼성전자의 장기 성장에 필수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D램과 낸드 플래시 등에서 삼성전자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과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경기 변동 영향이 적고 시장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4790억달러 규모로 이중 비메모리 반도체가 65%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를 주도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의 노하우와 전문 인력, 시스템 반도체 강화 전략 등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한국이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정부와 삼성전자의 시너지가 앞으로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대국들의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되고, 중국이 반도체 시장을 노리는 상황에서 일관된 정책과 기업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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