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황교안, 5당 대표 회동에 함께해주길”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청와대가 제안한 ‘선(先) 5당 대표 회동, 후(後) 1대1 회담’에 대해 “여러 사람이 우르르 모여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그 문제(1대1 회동)를 먼저 풀고 3당 회담 또는 5당 회담을 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 회담을 처음으로 제안한 이후 황 대표가 1대1 회담을 역으로 제안했고, 청와대가 이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자 황 대표가 또다시 제안하는 양상이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투쟁 대장정’을 위해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가 기자들을 만나 “사진 찍기 회담이 아니고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대통령과의 회담이 필요하고, 의미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며 “바른 회담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기존 1대1 회담 제안을 무를 뜻이 없음을 못 박은 셈이다.

관련해서 전희경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리는 114석, 제1야당을 특별대우 하라고 요청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이 바뀌어야 하고 정책을 바꿔야만 하기에 필요한 대화의 심도와 형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민생을 의제로 한 조속한 1대1 회담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황 대표의 1대1 회동 제안에는 난색을 드러낸 상황이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5당 대표 회동은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국회와 논의하자는 뜻에서 대통령이 제안했다”며 “야당은 국정 전반으로 의제를 넓혀달라고 요청했고, 그런 상황에서 5당 대표 회동을 재차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해 “5당 대표 회동에 함께 해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5당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회동을 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대목이다.

한편, 청와대 내에서는 5당 대표 회담 이후 1대1 회담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 대변인은 ‘5당 대표 회동 이후 황 대표와 1대1 회담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해서 얘기를 할 수는 없다”며 유보적인 답변을 내놓은 상태다.

   
▲ 13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문화회관에서 안동 유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