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민삶의 질 개선을 체감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 재정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혁신적 포용국가의 시동을 걸었다면 이제는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때”라며 “2020년은 혁신적 포용국가를 국민이 체감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는 나라 곳간을 채우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매우 시급하다”면서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재정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후 2년간 아동수당, 치매국가책임제, 기초연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사회투자를 늘리고, 제2 벤처붐 확산 전략과 수소경제 로드맵, 혁신금융 비전 등을 통해 혁신 투자를 확대한 점을 소개했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벤처 투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근로자들의 소득과 삶의 질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아직 국민들께서 전반적으로 삶의 질 개선을 체감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 재정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라며 “특히 자영업자와 고용시장 밖에 놓여있는 저소득층이 겪는 어려움은 참으로 아픈 부분이다. 고용 확대와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 등에 재정의 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재정수지가 단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국가재정이 매우 건전한 편이기 때문에 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예산은 결코 소모성 지출이 아니다.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개선을 위한 선투자로 봐야 한다. 경제활력을 제고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세수를 늘려 오히려 단기 재정지출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재정의 역할을 키울 수 있을 만큼 성장해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은 우리사회의 중장기 구조개선뿐 아니라 단기 경기대응에도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세계 경제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1분기 성장이 좋지 못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민간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재정이 경제활력 제고에도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IMF 등 국제기구에서도 우리에게 추경 등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권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되어 정부의 추경안을 신속히 논의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추경은 ‘타이밍과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추경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효과가 반감되고 선제적 경기대응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당‧정이 국회 설득을 위해 더욱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저출산‧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재정이 미래사회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중‧장기적 재정혁신 방안까지 함께 강구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재정 기조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재정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면서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각 부처별로 관성에 따라 편성되던 사업 등을 원점에서 꼼꼼히 살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