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내수판매 3.2% 감소…침체 장기화
과거 환원 때도 차 판매 두 자릿수 감소 전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부가 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적용돼 올해 초 1차 연장된 개별소비세 인하의 일몰이 임박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판매절벽’ 우려에 휩싸였다. 

각종 경제지표 악화로 내수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개소세 인하 추가 연장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 정부가 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적용돼 올해 초 1차 연장된 개별소비세 인하의 일몰이 임박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판매절벽’ 우려에 휩싸였다. /사진=미디어펜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자동차 내수판매는 56만87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수입차는 무려 23.3%나 감소했고, 완성차는 0.8% 성장으로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에 턱걸이했다.

신차 출시 여부와 공급물량에 따른 가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태다. 신차 출시에 힘입어 판매실적이 오른 기업들도 신차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이다. 그나마 시장을 지탱해주던 개소세 인하 효과마저 사라지면 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부도 위기를 겪으며 판매가 크게 감소한 한국지엠이나 신차 부재로 실적이 부진한 르노삼성자동차는 개소세 환원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이 업체들은 경영악화로 한동안 개소세 환원분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판매절벽을 완화하는 정책을 쓰기도 버겁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9일부터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인하했다. 당초 연말까지 한시적이었으나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올해 6월까지 개소세 인하 시기를 연장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도 지난해 말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게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소세가 5%로 환원된다면 소비자 체감 가격이 높아지며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자동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고 기존 세율로 복귀하는 시기마다 심각한 판매 절벽을 겪어왔다.  

앞서 2015년 9~12월 개소세 3.5%가 적용되다 다시 5%로 환원된 2016년 1월 완성차 5사의 판매실적은 전월(2015년 12월) 대비 무려 39.3%나 폭락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4.8%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도 전월 대비 33.4%, 전년 동월 대비 18.5%씩 감소했다.

이후 정부가 경기 위축을 감안해 개소세 인하를 6개월 연장하며 1월분도 소급하기로 결정했으나 정부 발표 시점은 2월 3일이었기 때문에 1월 영업 당시에는 개소세가 환원된 상태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실적이 급감한 것이다. 

6개월 연장한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이후인 2016년 7월 완성차 판매실적은 다시 전월 대비 24.8%,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도 전월 대비 32.9%, 전년 동월대비 24.0% 줄었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자동차 개소세 인하 2차 연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경제활력대책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경기상황과 자동차 시장 동향을 감안할 때 (자동차 개소세 인하는) 긍정적인 방향에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달 말 정도에 여러 상황을 검토해 개소세 인하 연장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개소세 인하 추가연장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와 같은 한시적 경기부양책은 일몰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회복된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좀 더 지속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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