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르노의 합병이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큰 적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미래차 분야에서도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비슷한 규모의 양사 연합이 산하 브랜드의 플랫폼 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효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성장을 모색해야 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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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트, 르노·닛산·미쓰비씨 로고 / 사진=미디어펜 |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FCA와 르노 합병법인의 출범은 향후 5~6년 사이 한국차업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FCA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100%로 가정했을 때 △원가절감(40%) △연구개발(R&D) 효율성 제고(30%) △제조 효율성 증대(20%) 등으로 90%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다"고 전망했다.
양사의 합병 이후 전체 플랫폼의 20%가 줄어들고 엔진 라인업 역시 30% 축소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본격적인 효과는 6년내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FCA 측의 전망이다.
당장에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주요시장 곳곳에서 FCA-르노 연합군과 경쟁하게 된다.
FCA는 기업 특성상 북미와 남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르노는 프랑스 국영기업으로 유럽과 중동, 아시아와 중국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지역들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중요시 여기고 있는 시장으로 양사의 합병이 실현되면 직접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더욱이 FCA와 르노 모두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중소형 차량이 주력 차종인 브랜드로 해당지역에서 대중차 시장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북미와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닛산의 중소형 모델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랜 역사와 함께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피아트와 르노 브랜드에 밀려 있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북미 시장에서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FCA와 르노 연합이 형성되면 향후 완성차 시장의 먹거리인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기술 등 미래차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율주행분야에서는 르노가 친환경차 분야에서는 FCA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양사가 연합을 맺으면 행당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로 급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르노의 닛산을 통해 전기차 판매를 분기당 1만3000여대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해당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FCA의 경우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랜기간 동안 꾸준히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에서 양사 모두가 강점을 보이고 있어 두 회사의 연합으로 규모부터 기술력까지 한번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 설 수 있는 입장이 된다.
이같은 모습은 이미 완성차 업계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는 방식이다. 독자적인 기술확보가 중요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빠른 기술력 선점이 중요시되고 있어 협업이 중요시 되고 있다.
이에 오랜앙숙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전기차 분야의 기술력확보를 위해 손을 잡은 것만 봐도 현재의 트랜드가 급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미래차 개발비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조정 △플랫폼 통합 △친환경차 기술동맹 △파트너십 체결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 중이다.
FCA-르노 연합군이 향후 관련 기술을 공유하게 되면 규모의 경제논리에 따라 원가 하락을 앞세워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얻은 수익이 R&D에 재투자되면 더욱 강화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독자노선을 고집하는 메이커들은 거대 연합군과 맞대결이 불가피한 가운데 적절한 대응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 역시 새로운 브랜드를 영입해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술력이 뛰어나도 도태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브랜드와 연합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겠지만 체재가 확립된 5~6년 이후에는 국내 산업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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