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태극 국무회의서 “공익제보라고 두둔 정쟁의 소재로 삼아 깊은 유감 ”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 내용 유출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하고,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을지태극 국무회의 겸 제21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외교부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서 한말씀 드리겠다.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안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복무 자세도 일신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편으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간 통화 내용까지 유출하면서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국당을 향해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 줄 것을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 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라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올해부터 실시되는 을지태극연습에 대해 “포괄 안보의 개념을 처음으로 연습에 적용해 새롭게 개발된 것”이라며 “정부와 군, 국민이 함께 참가하는 이번 연습은 전시 대비로만 진행했던 을지연습과 달리 대규모 복합재난에 대비한 국가위기 대응 연습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전시 대비 연습도 우리 군이 단독으로 해오던 태극연습과 통합해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연습 체계를 마련했다”며 “현대사회에서는 전쟁뿐 아니라 대규모 재난, 테러, 질병 등 비군사적 요인도 국가안보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포괄 안보 차원에서 국가의 위기관리 역량을 점검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을지태극 국무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1시28분까지 1시간28분 동안 여민1관 영상 국무회의실에서 개최됐으며, 청와대-세종청사 간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