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로 분류되는 정운천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 군불 지피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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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14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전수출전략지구 지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9.5.14/연합뉴스 |
◇정운천, 6월 중 한국당행 가능성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6월 중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지난달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정당과 상관없이 당선돼 정계개편이든, 제3지대 창당이든 자유로운 사람”이라며 “정치적 변화가 5~6월께 예상되는데,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 탈당하겠다는 얘긴데, 접점이 있는 한국당행을 택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간판으로 전북에서 당선돼 지역 구도를 타파했다는 상징성도 얻었다. 한국당에 대한 거부감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외연 확장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한국당 역시 정 의원을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은 없다는 분석이다. 내년 총선에서 호남지역을 공략할만한 당내 인사가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와 맞물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근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보수대통합 카드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 다만 ‘당대당’ 보다는 ‘개별 입당’ 식의 통합 방식이 적합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바른미래당이 보수대통합에 극한 거부감을 드러낸 상황에서 당대당 통합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지난 27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서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통합부터 시작해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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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19.5.30/연합뉴스 |
◇바른미래 “제집 단속이나 잘 하라”
일단 바른미래당은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언급에 “제집 단속이나 잘 하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31일 논평에서 “한국당의 부패함과 무능함이 ‘우리의 존재 이유’이고, 그것에 대한 극복과 청산이 ‘우리의 사명’인데, 어디서 감히 ‘통합’을 운운하는가”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측 사정은 녹록지 않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이학재 의원의 한국당행을 시작으로 이언주 의원도 당을 떠나 한국당 입당을 고려 중이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저서 ‘7막7장’으로 이름을 알린 홍정욱 전 의원과 함께 한국당 지명직 최고위원 하마평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당내 갈등의 불씨도 여전하다. 당장 손학규 대표를 향한 ‘정신 퇴락’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내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라 있다. 바른정당계는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의 징계 절차는 빼놓고 바른정당계인 하 최고위원 징계 절차만 개시됐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이준석 최고위원이 주장한 4·3 보궐선거 허위 여론조사 의혹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는 지난 3월 16∼17일 여론조사를 위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제공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새 국면을 맞이할 공산이 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