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민 기자]"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연구들은 너무 낡은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에 기반하고 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스마트폰게임개발자협회 등 5개 단체는 10일 성명을 내고 게임중독 진단척도기준 등 학술적 오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관련 결정에 대해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게임 중독 논문들이 사용하는 중독 진단 척도가 20년전 개발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를 사용하고 있고, 게임 행위와 중독간 인과요인의 분석에 대한 의약학 연구 이외에 사회과학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게임질병코드의 섣부른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개발자협회 관계자는 "게임은 좋은 것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중독의 원인’이라는 중독정신 의학계의 해괴한 논리에 반대한다"며 "게임은 건전한 놀이이자 영화나 TV, 인터넷, 쇼핑, 레저 스포츠와 같은 취미·여가 문화 중 하나일 뿐이고 개인의 건전한 놀이나 취미 활동이 과하다고 질병으로 취급하면 제2, 제3의 게임질병코드가 개인의 취미 생활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는 학계의 포괄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게임 중독 진단 척도 기준은 게임에 대한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게임이용장애 관련 의사진행발언에는 미국, 한국, 일본 대표가 모두 입을 모아 ‘진단 기준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속적인 추가 연구의 지속성’을 언급했다"며 "이는 미국정신의학회(APA)에서 우려하는 ‘연구 자료의 부족’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건복지부 관계자나 중독정신 의학계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만장일치로 통과돼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의결 사항’과는 맥락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게임 중독 진단 척도로 삼는 자가문진으로 개발된 내용이 1998년의 Young이 개발한 인터넷중독 진단 척도 문항을 그대로 번안한 수준이며,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자가문진을 해도 ‘잠재적 위험군 혹은 고위험군’으로 나오는 비상식적인 결과는 이 도구를 개발한 중독정신 의학계 학자들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와 잘못된 선입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게임 과몰입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국내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89% 이상이 게임은 행위 중독의 요인이라는 논조의 프레임에서 시작된 의도적 논문이라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 같은 시기에 SCOPUS(우수학술논문 인용지수) 등재된 671편의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한국, 중국, 대만은 91%가 게임 중독 혹은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찬성하는 논문을 작성한 국가다.
하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서구권 논문에서는 52%만이 게임 중독 혹은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 이는 아시아 국가에서의 게임을 바라보는 선입견이 서구권과는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십여년간 게임질병코드 도입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온 중독정신 의학계의 일부 학자들은 WHO 총회의 결정이라는 거대한 권위 뒤편에 서서 자신들의 눈과 귀를 막은채 그럴듯한 학술로 포장된 일방적이며 공허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을 즉시 멈출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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