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 정체현상 돌파구 '고급차’…전체 시장 13%↑
글로벌 완성차 업계, 수익률 높은 차량 판매 비중 늘리기 집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완성차 업계의 성장이 정체기와 함께 전기차로서의 전환기에 접어들며 브랜드를 대표하는 고급차들이 책임이 막중해지고 있다. 

과거 박리다매식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고급차량이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기아자동차의 GT트림 등을 활용해 모델의 고급화에 나서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 역시 이 같은 추세다. 

   
▲ 제네시스 G90 /사진=제네시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매년 9000만 대 규모의 신차가 팔리고 있고 이중 약 13%가 고급차 시장이다. 약 1000만 대 규모의 고급차 시장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와 BMW, 아우디가 각각 200만 대 안팎을 판매하며 경쟁 중이다. 

지난 2008년 리먼쇼크를 전후해 고급차 시장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시작했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배기량 높은 고급 세단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소형차까지 영역을 넓힌 것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벤츠와 BMW, 아우디가 이른바 12기통 6000cc 세단 엔진의 배기량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 하지만 고급차 브랜드의 이같은 노력에도 회사의 제품 및 마케팅 전략보다 소비심리 위축 속도가 빨라 시장은 꾸준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이같은 현상은 지속돼 왔지만 반전은 올해부터 시작했다. 5년 연속 상승폭이 줄어든 고급차 시장이 올해부터 V자를 그리며 반등하기 시작하고 있다. 전체 시장이 감소 또는 저성장 기조를 시작한 것과 달리 고급차 시장은 성장 폭을 늘려가고 있다.

앞서 고급차시장은 2000년대 들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가 주도해왔고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단순하게 판매를 늘리는 것이 아닌 대형 세단 중심의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영토를 넓히는 전략을 펼쳤다.

높은 배기량의 고급세단에 집중해온 이들은 중형차와 소형차까지 차종을 다양화했고 나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도 뛰어들어 프리미엄 SUV라는 이름을 내세우기도 했다.

또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도 시도했다. 세단은 물론 SUV와 프리미엄 모터사이클에 집중해온 BMW와 달리 벤츠는 모든 분야에 다 뛰어들었고 결국 대형 트럭과 버스까지 생산하며 영역을 확대했다.

   
▲ 기아자동차 K9 /사진=미디어펜

일본 토요타에서 출발한 렉서스도 마찬가지로 "고급차이니만큼, 세단만 만들겠다"던 고집을 내던지고 2010년대 들어 처음으로 소형 해치백 CT200h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렉서스 가운데 처음으로 프리미엄 미니밴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고급차 분야에 집중하면서 시장의 확대가 재진행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시장 트렌드에 말맞춰 새로운 브랜드와 고급트림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프리미에르 트림을 통해 고급화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의 고급차 시작은 미쓰비시와의 협업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제네시스 브랜드로 편입돼 G90으로 불리는 차량의 뿌리인 에쿠스였다. 국내에서는 에쿠스로 일본에서는 센테니얼로 판매되던 차량이다.

에쿠스가 등장하며 국내에서는 대성공을 기록하고 이후 꾸준히 발전해 현재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분리돼 글로벌 시장에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기아차는 국내에서는 K9을 통해 시장에서 서서히 판매를 올리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고 글로벌 에서는 GT트림을 통해 고성능과 고급차의 역할을 동시에 소화해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모델의 영업이익률은 15%수준으로 제네시스 10만대 판매는 중형차 50만대의 판매와 동익한 수식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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