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차 대명사에서 최고의 신차품질로 '발돋움'
품질경영 초석에 감성품질 더해 미국시장 공략 박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목소리 높여온 '품질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 

첫 미국진출 이후 오랜 기간동안 좋지 않은 차량의 대명사로 불려왔던 현대차그룹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재평가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감성 품질이 본격적인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21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J.D.Power)가 지난 19일 밝힌 신차품질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3개 브랜드가 종합 1∼3위를 석권했다.

2017년부터 별도 브랜드로 신차품질조사를 받기 시작한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독일 포르쉐와 일본 렉서스 등 걸출한 경쟁자를 모두 물리쳤다. 첫해부터 3년 연속 1위다.

올해는 63점(100대당 품질 불만건수 63건)으로 작년보다 5점이 개선됐는데, 프리미엄 브랜드 2위인 링컨(84점)과의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졌다.

기아차는 일반 브랜드 부문에서 1위, 전체 브랜드 기준으론 제네시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차 역시 종합 순위 3위로 기아차 뒤를 이었다.

1987년 시작한 JD파워 신차품질조사는 실제 차를 구입한 고객이 평가한 품질 종합점수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구매 시 주요 기준임과 동시에 업체의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이번 상위권 석권은 현대차그룹 품질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990년대까지 미국 시장에서 품질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미국 진출 첫해 24만 대가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니 엑셀은 이내 품질 문제로 원성을 샀다. 이에 미국에서는 좋지 않은 차량을 표현할 때 현대차를 대명사로 사용하곤 했다. 

또한 1989년 캐나다에 세운 브루몽 공장 역시 1세대 쏘나타 2만여 대를 생산한 뒤 판매 하락에 공장 문을 닫았다. 

절치부심한 정몽구 회장은 2000년대 초 기아산업을 인수한 이후 플랫폼 통합과 함께 품질 우선주의를 내세웠다. 더욱이 선대의 뜻을 이은 '현장경영'을 통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제품에 품질을 높이는 것을 당부하며 꼼꼼히 챙겼다.

   
▲ 제네시스 G70 /사진=제네시스


이 같은 정몽구 회장의 노력으로 결국 당시 30위권에 머물러 있던 현대차의 신차품질지수는 NF쏘나타(2005년) 출시 후 10위권에 진입했다. 기아차도 점진적으로 품질평가지수를 끌어올리며 이 무렵 신차품질지수 10위권에 진입했다. 

2010년 들어와 현대차그룹은 급속도의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미국시장에서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2010년)과 동일본 대지진(2011년) 등의 탓에 일본차가 부침을 겪게 됐다. 그 사이 현대·기아차는 빈틈을 노린 시장공략으로 빠른 규모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규모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사이 현대차의 신차품질지수는 2012년 18위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반전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시대에 시작됐다. 2014년부터 신차품질지수는 5위권에 진입했다. 2015년 800만 대를 정점으로 질적 성장에 나선 현대차그룹이 다시 한 번 품질 우선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분야 등에서 선전하고 있고 향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인 수소연료전기차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차량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했던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의 주도로 꾸준히 준비해온 품질경영이 정의선 부회장이 이끄는 지금에 초석이 됐다"며 "감성품질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위 순위권을 계속 유지한다면 이는 북미시장에서 상당한 마케팅 자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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