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20경제대전환은 바로 87체제를 뒤집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아도 경제를 살릴 길은 없어 보인다. 87체제 이후 한국경제가 집권당 이념에 불문하고 추세적으로 개선된 적이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쓴소리와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또다시 나왔다.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지난 18일 오전 자유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회가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강연자로 참석해 '한국당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미국 연방준비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를 거쳐 한국경제연구원·경기개발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던 좌승희 이사장은 한국비교경제학회·한국규제학회·한국제도경제학회·전국시도연구원협의회 각 회장과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를 맡았고 우리나라 기업경제·성장전략 분야의 석학으로 꼽힌다.

좌 이사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번에 정권을 못 잡는 한이 있어도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에 정반대로 나아가는 체제경쟁으로 나아가야 궁극적으로 국가를 구할 수 있다"며 "한국당은 당장의 득표보다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정당으로서 다른 당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진실을 갖고 사즉생으로 나아가야 승리할 수 있지 표 얼마를 얻기 위해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것은 생즉사와 같이 지는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로 이러한 '국익우선 대 득표우선' 구도로 대안정당으로 나아가야 중장기적으로 우파정당이 뿌리 내릴 수 있다"며 "당장은 인기 없지만 국가 미래를 위해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득표전략이 된다"고 말했다.

좌 이사장은 앞서 87체제의 한계에 대해 "87체제는 5공화국의 정의사회구현, 1980년 공정거래법과 1986년 대기업 규제, 1982년 균형발전과 수도권 규제, 중소기업보호육성을 비롯해 1987년 헌법 119조 2항(소위 경제민주화 조항)으로 헌법적으로 제도화됐다"며 "이 체제를 뒤집지 않고는 한국경제는 물론 국가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헌법 119조 1항은 1962년 제3공화국 당시 개정된 것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이지만, 이어 1987년에 개정된 2항에서는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좌 이사장은 이날 "1987년 헌법개정은 정치의 민주화는 물론 경제까지 민주화함으로써 모든 경제문제의 뿌리가 됐고 그동안은 물론이고 현 정부의 정책 바탕이 됐다. 오늘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뿌리는 5공화국이며 그동안 좌우 모든 정파가 문정부의 숙주 노릇을 한 셈"이라며 "그러한 문재인 정부는 87체제의 종착역이고, 이 87체제는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친화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헌법 119조 1항으로 복귀해 87체제를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7월18일 오전 자유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회가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강연자로 참석했다./사진=미디어펜

특히 좌 이사장은 한국당 차별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먼저 '반 대기업에서 친 대기업'·'중소기업 육성에서 친 성장기업 육성으로' 및 '평등에서 노력과 성과에 따른 차등과 차별, 그리고 수월성 추구로'·'남 탓하는 국민에서 자조하는 국민으로' 등 기업부국패러다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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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든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 희망을' 모토로 해서 "지금의 대기업들을 분야별로 10개씩 더 키워 대기업 일자리 기회를 10배로 늘리고, 삼성과 현대 등 우리나라 수출대기업의 국내투자규제를 완전히 제거해 수출 내수·대기업 중소기업·제조업 서비스업·도시 농촌 등 각 레벨별로 포용적인 동반 구조를 살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정치의 경제화에 노력하라"며 "경제, 시장과 기업은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다. 한국판 트럼프가 필요하다. 탄핵반성 혹은 정리도 중요하지만 한국당이 과거 경제민주화로 정권을 잡았던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 이사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 경제위기의 실상에 대해 "인위적으로 결과와 기회의 평등을 추구함으로써 '악화의 양화' 구축을 가속화했다"며 "평등을 위해 수월성을 사회의 적으로 삼아 사회의 하향평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 2의 기업부국혁명이 필요하다"며 "소위 '한강의 기적'의 성공 노하우에 그 비법이 있는데 이는 성장하는 기업을 우대하는 기업부국 패러다임과 정치의 경제화, 그리고 성과에 따른 경제적 차별화로 정리된다"고 밝혔다.

이어 좌 이사장은 "87체제의 '평등주의' 함정에서 벗어나 차이 혹은 차등을 용인하는 사회만이 '진보'할 수 있다"며 "불평등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이 바로 성장과 발전의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