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품·소재 중소기업 성장해 기술독립 이루는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일본정부의 조치에 대해 “우리의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일본으로부터 핵심 소재와 부품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체제’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지금의 세계는 다자 차원의 국제분업 체계로부터 자국 중심주의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리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경제안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20년 전에 일본이 오늘의 조치를 우리에게 취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도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국내 산업적 측면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환경 규제와 노동 규제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R&D 투자도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또한 이러한 정책에 관여하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정책감사도 면제해야 한다”며 “우리기업들이 해외 기술기업에 대한 M&A(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우수한 해외 기술인력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가 장려책을 시행하는 데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연합뉴스

아울러 “대기업은 상생 차원에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을 더 많이 구매해주고, 역량을 갖춘 부품·소재 중소기업들이 성장해 기술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상생의 환경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치들은 국내 기업들로 하여금 핵심 소재 및 부품 분야에 대한 신규투자에 있어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확신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2차장은 “우리는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화 정책선언’으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극복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소재 부품산업 육성 전략’으로 부품산업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정부는 이번에 직면한 어려움을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발돋움 하는 기회기 되도록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아관파천, 카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한일강제병합 등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한 국가로서 이제 우리는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과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동시에 실현한 세계 최초의 국가로 우뚝 섰다”며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기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 우리가 이룬 성취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간 상생 생태계 구축을 통한 기술 발전을 이루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윈스턴 처칠은 생전에 ‘싸워본 나라는 다시 일어나도,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라는 말을 남겼다”며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하여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