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3일 전날 시험한 발사체에 대해 “신형 방사포(다연장 로켓) 시험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틀만에 같은 무기를 실험한 것이다. 방사포는 여러 발의 로켓탄을 상자형 발사대에서 발사하는 무기이다. 

한미 군 당국이 최근 두차례 북한이 시험 사격한 발사체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또다시 새로 개발한 방사포라고 발표해 북한의 발사체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8월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시험 사격을 또 다시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험사격은 대구경 조종 방사탄의 고도 억제 비행 성능과 궤도 조종 능력 및 목표 명중성을 검열할 목적으로 진행됐다”며 “시험 사격을 통해 목적한 조종 방사탄의 고도 억제 수평비행 성능과 궤도변칙 능력, 목표 명중성, 전투부 폭발 위력이 만족스럽게 확증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당이 구상하고 그처럼 바라던 또 하나의 주체무기가 태어났다고 시험 사격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하시었다”고 전했다. 

시험 사격에는 리병철, 유진, 김정식 등 노동당 제1부부장 및 부부장과 장창하, 전일호 등 국방과학 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에 따르면, 전날 함경남도 영흥 근처에서 동해상으로 이뤄진 이번 시험의 경우 지난달 31일 강원 원산 갈마 일대에서 실시된 시험 때보다 발사체의 고도와 비행 거리가 줄었다. 앞선 시험에서는 발사체가 30㎞ 높이까지 올라갔고 250㎞ 거리를 날아갔지만 이번에는 최고 고도 25㎞, 비행 거리 220㎞였다. 

이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사관의 직경이 400㎜ 늘어난 것으로 보여 기존 방사포의 단순 개량이라기보다 신형에 가깝다고 분석된다”며 “전투전개시간과 운영체계는 한마디로 킬체인 무력화로 연결된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이동발사차량을 이용해 신속하고 은밀하게 아마 5~7분 이내에 다양한 장소에서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이틀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동일한 무기의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 무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지난 31일 시험이 만족스럽지 못해서라기보다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군사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형 방사포 전력화의 핵심 목표가 우리 군의 대북 선제타격 전략인 ‘킬 체인’의 무력화일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구경 방사포의 주요 타깃은 군사‧산업 시설이다. 

북한 매체가 발표한 ‘조종’이라는 표현이 유도 기능을 의미하고 전파를 발신하는 곳을 찾아가는 ‘패시브 호밍 유도’ 기술이 신형 방사포에 적용됐다면 이 방사포의 표적은 레이더 전파가 발사되고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된 공군 청주 기지일 수 있다. F-35A는 킬 체인의 핵심 전력이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신형 방사포의 시험 발사와 관련해 사실 보도에 치중하고 대남, 대미 메시지는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미사일 발사 때는 “남조선 당국자”를 언급하며 우리 측에 ‘평양발 경고’ 메시지를 냈다. 지난달 31일 발사체 발사 때는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 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라고 했다. 

대신 북한은 이날 추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개 회의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주장하는 ‘무장 현대화 조치’에 주목해본다면 이번 발사체 시험 발사는 북한의 하계훈련 및 김정은의 하계휴가가 패키지화된 대내적으로 정상적인 통치행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