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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갛게 달아오른 슬라브가 오른쪽에서부터 회전하는 롤 위를 지나가며 1200도의 열과 6000톤의 압연 하중을 거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상대적으로 국산화율이 높은 업종인 철강업계는 일본 규제에 대해 한숨을 돌린 듯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는 등 하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일본 규제로 반도체 3개 품목 등과 같은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사태 장기화에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국내 철강사는 올해 상반기 일본으로부터 철근의 원재료인 고철(철스크랩)과 후판, 열연강판 등 495만톤 가량의 철강재를 수입했다. 하지만 국산화율이 높은 데다 반도체 핵심소재처럼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아 러시아, 미국 등 대체선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열연강판을 대부분 자가로 사용하고 있으며 후판은 포스코, 현대제철과 함께 동국제강도 생산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 및 자재 국산화율이 88%에 이른다"며 "일부 일본산 제품이 쓰이는데 설비공급 중단, 지연 등을 우려해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의 설비나 기계 부문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한중일 기술수준이 비슷해지며 일본이 절대적이지 않는 데다 소재, 후판 등은 대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고로·전기로 생산라인의 설비나 자재는 일본 의존도가 있어 3개월 이후부터 일본산을 독일산, 유럽산 등으로 교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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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해 7월 13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제공 |
이처럼 철강업계는 일본의 경제보복 파장을 피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돼 안심하면서도 하투 분위기가 감지되며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0여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온 포스코는 지난해 노동조합이 출범한 이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갈등을 빚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이 8분기 연속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임금 동결을 고수하는 것은 노조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지난해 기본급 인상률(2.9%)을 웃도는 기본급 7.2% 인상과 정년 임금 100% 지급 등을 요구안에 포함했다. 사측은 대내외 여건 불안정 등을 내세워 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달 3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87%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압연 수당 신설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출퇴근시 투쟁조끼 착용, 사측 주관 모임 불참 등을 선언한 바 있다.
앞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은 만큼 합법적인 파업권도 확보한 상태다. 올해 처음으로 포항, 충남 등 5개 지회가 뭉쳐 사측에 대한 투쟁 강도는 거세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현대제철 충남지부 노조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 협상키로 했다. 이제부터 본격 교섭이 시작된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파업을 고려할 것”이라며 “파업이 진행되면 당진공장만 해도 철근 4000톤, 압연 2500톤, 열연공장 3만5000톤, 후판 5000톤 생산이 막히며 하루 400억~500억원 손실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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