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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크선 시황의 바로미터인 발틱운임지수(BDI)가 5년여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사진=대한해운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철광석, 석탄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시황의 바로미터인 발틱운임지수(BDI)가 5년여만에 사상 최고치인 2200선을 돌파했다.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따른 공급 축소 등의 영향으로 운임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지만 상승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BDI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26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12월 9일(2277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댐 붕괴로 철광석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브라질 철광석 생산이 정상화된 데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으며 아시아~남미 동안(ECSA) 노선에서 남미산 곡물수입을 확대한 것이 급등의 배경이 됐다. 또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입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BDI는 지난 1월 발생한 브라질의 광산댐 붕괴사고 여파로 595포인트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지만 BDI가 최근 제자리를 찾으며 국내 주요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 등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향후 BDI 전망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IMO 황산화물 규제로 인해 운임 상승을 우려한 일부 화주들이 선제적으로 원자재를 수요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에도 운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선박 배기물질 중 황산화물 비중을 현행 0.5%에서 0.1%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선사들의 해당 규제 대응을 위한 탈황장치(스크러버) 설치는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기준 스크러버는 전체 벌크 선대의 3%만 설치됐지만 하반기에는 전체 벌크선의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벌크선사 관계자는 “저유황유 사용을 위한 연료 탱크 청소가 4분기에 집중되고 스크러버를 설치하기에는 채산성이 낮은 노후 선박들을 조기 폐선할 가능성이 큰 점도 향후 운임 상승세 전망을 밝게 한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상승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시선도 나온다.
벌크선 업황이 좋지 않음에도 벌크선 폐선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 연간 시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벌크선 폐선량은 451만DWT(화물 적재 가능한 최대 톤수)으로 반기 평균(956DWT)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 다른 벌크선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으며 불확실성은 여전히 공존한다”며 “브라질 광산 전체가 재가동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고 중국 규제로 인한 철광석 수입량 변화 등 변수가 남아 있어 BDI의 기조적 반등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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