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아파트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규제에 직격탄을 맞는 재건축 아파트값은 하락세인데 비해 일반 아파트값은 신축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새 0.05% 올랐다. 지난주 0.02%보다도 상승 폭을 더 키웠다. 하지만 재건축은 0.03% 떨어져 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일반 아파트는 0.06%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 인천은 모두 0.01% 미세한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강남권의 경우 입주연차가 짧은 아파트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강남4구 일반아파트가 일제히 상승했으나 재건축은 약세를 보이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서울은 강남권 일반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강동(0.19%) △강남(0.11%) △구로(0.09%) △도봉(0.08%) △서초(0.06%) △성북(0.06%) △관악(0.04%) 등이 올랐다.

강동은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를 비롯해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등이 1000만~2500만원 올랐다. 강남은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 5000만~6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개포동 주공1단지는 1000만원 하락했다. 이밖에 매수세가 부진한 △강북(-0.02%), △강서(-0.01%)는 소폭 하락했다. 

신도시는 △위례(0.04%) △분당(0.03%) △평촌(0.02%) △중동(0.01%) 등이 올랐고 △일산(-0.05%)은 하락했다. 위례는 강남권 일반아파트 가격 상승 영향으로 성남시 창곡동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가 500만원 올랐다. 분당은 야탑동 장미코오롱을 비롯해 정자동 한솔주공4단지와 수내동 양지1단지금호 등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일산은 매수세가 뜸한 가운데 킨텍스 원시티 입주 영향으로 하락했다.

경기·인천에서는 △과천(0.08%) △구리(0.08%) △부천(0.08%) △성남(0.08%) △광명(0.06%) △김포(0.05%) 등이 올랐다. 준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과천은 강남권 일반아파트가 오르면서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별양동 및 원문동에 소재한 래미안슈르가 500만-750만원 상승했다. 구리는 일부 단지에 매수세가 간간이 이어지면서 교문동 한가람LG,대림, 인창동 성원2차, 수택동 대림한숲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새아파트 입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광주(-0.07%) △화성(-0.04%) △안성(-0.04%) △평택(-0.04%) 등은 하락했다.

이와 같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 주택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도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후 청약경쟁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이달 서울시 강서구에서 분양한 ‘등촌 두산위브’에는 88가구 모집에 3856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43.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근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세 자릿수까지 뛰었다.

또 다음달 총 745가구를 일반 분양하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에도 수요자가 몰릴 분위기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돌아선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라클래시’도 다음 달 총 115가구를 일반 분양을 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언급만으로도 재건축 시장을 죽인 셈이지만 반대로 새아파트 값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심지어 규제로 인해 청약당첨 커트라인도 높아진데다 청약과열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했던 '로또' 청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