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액정표시장치(LCD) 출구전략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발 폭풍의 직격탄을 맞은 LCD 경쟁력이 뿌리째 흔들리면서 인력 구조조정 등 칼바람이 불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부 LCD 라인의 중단을 계획하면서 대형 패널사업부의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000명 이상의 자발적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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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희망퇴직이 구조조정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시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원하는 인력에 대해 (퇴직)신청을 받은 계획이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인력감축을 통해 경영 부담을 축소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른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상시 희망퇴직 제도를 공식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 담당 부서에서 내부적으로 인력감축 방안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비공식적으로 희망퇴직 등을 통보받는 인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하반기에 추가 희망퇴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사의 구조조정은 LCD 경쟁력 약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10세대 이상 LCD 라인을 공격적으로 증설하면서 주도권을 잃었고, 이 영향으로 실적 악화가 지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영업이익 75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나 일회성 수익(약 900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디스플레이 대응 전략에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한 부회장의 주도로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을 서두르는 데 비해 이 사장 등 삼성디스플레이는 확실한 방향 설정을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대형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양사의 인력 배치 등 조직에 추가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라인 가동과 함께 파주 10.5세대 라인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 준공식에서 “광저우 OLED 공장이 가동함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OLED TV 수요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기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포스트 LCD 전략’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업장을 찾아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로는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가 거론되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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