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조국 가족펀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조국 법무부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36)가 지난 14일 전격적으로 체포된 후, 검찰은 16일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허위공시)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 조국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조씨와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과 맞물려 조씨의 신병 확보 여부가 검찰 수사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와 맞물려 법무부의 '피의사실 공표' 금지 추진 움직임이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공보준칙 개정은 앞서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 특정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어 유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개정이 조 장관 취임 일주일 만에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과 조 장관은 오는 18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회를 열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한다.

법조계는 조 장관이 사실상 검찰의 입막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원래 기존에 있는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검찰은 중대한 오보나 추측성 보도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 범죄 피해의 급속한 확산 또는 동종 범죄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경우, 범인 검거나 주요 증거 발견을 위해 국민의 제보가 필요한 경우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소 전 수사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항만을 정확하게 공개해야 하고 사건관계인의 명예 등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공보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문제는 검찰 수사가 '조국 일가' 등 조 장관을 향해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 장관이 직접 나서서 법무부 장관이 수사내용을 유포한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할 수 있도록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이번 조 장관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언론사가 사건관계인이나 변호인을 인터뷰하는 등 독자적으로 취재한 것이 명확하고 그 취재 과정은 검찰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이미 법무부는 공보준칙 개정 방안으로 훈령 명칭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피의자가 동의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검찰 소환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이 당정협의 후 이를 강행하게 되면, 향후 자신의 5촌조카나 처남, 부인 정경심 교수가 검찰 조사실에 출두해 조사 받는 장면 자체를 언론이 취재할 수 없게 된다.

법조계는 피의자의 방어권 대 언론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 침해가 부딪히는 형국이라고 보고 있다.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수사는 여러갈래로 나뉘었다가 수사망이 좁혀들고 있다.

조 장관 부인 정 교수에게 코링크의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한 조 장관 5촌조카 조씨는 어떠한 공식직함도 맡지 않았으나 '바지사장'을 내세워 경영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코링크 주변 인물들 다수가 조씨를 실소유주로 지목한 가운데, '조씨 돈을 건네받아 코링크를 설립하고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다'는 관계자 진술도 나왔다.

조씨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 인수하고, 허위 공시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의혹을 받고 있고, 웰스씨앤티와 WFM 등 코링크의 투자기업에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조 장관 부인 정 교수와 두 자녀, 처남 정씨와 두 자녀 등 6명은 코링크가 운용하는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14억원을 투자했다.

검찰은 조씨가 조국 일가 투자금 10억3000만원을 수표로 돌려받은 후 명동 사채시장에서 현금으로 바꾼 정황도 파악하고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는 돈의 용처를 감추기 위해 해외에서 웰스씨앤티 최 대표에게 연락해 '말 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도 파악됐다.